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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5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춘천 벙개 후기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춘천 벙개 후기
+   [산골편지]   |  2009. 12. 15. 13:00  


2009년 11월


올 가을에는 어디라도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해마다 가을이면 도지는 병이지만 올해는 금방이라도 일을 낼 것같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매번 가을은 야콘캐는 철과 겹친다는 핑계를 대고 주저 앉곤 했다.


호수밭의 야콘은 홈에 오시는 황루시아 부부와 백산님네 부부가 도와주러 와서 캤는데 문제는 답운재밭이었다.

그러던중 홈게시판에 반가운 글이 번쩍 번쩍...
내 귀도 쫑긋...


삼전 베드로님께서 춘천의 버드나무 아래로 아래로 오세요...라고 벙개 공지를 올리신 것이다.
춘천이야 지명만으로도 여자분들의 눈이 풀리고 가슴이 벌렁벌렁하는  그런 곳이 아닌지...


그렇다면 문제는 답운재밭 야콘인데 날은 추워지기 시작했고 야콘이 얼까봐 마음이 급했다.
야콘만 캐면 콧노래를 팡팡 부르며 춘천으로 내달리련만 ...


그러나 내게 누군가.
“한다면 한다??”



 


 답운재밭의 야콘을 캐면 될일이 아닌지.
그때부터 누가 불러도 대답할 시간도 없이 답운재밭에 올인했다.





일단 올인하면 너 죽고 나 살기로 하는 스타일인 배 소피아.
첫눈이 온 2일 월요일부터 일단 야콘캐기 시작.


문제는 일이 꼬이려고 했는지 초보농사꾼이 다른 일과 겹쳐서 거의 나 혼자 해야 한다는 난제가 내 정수리를 짓누르고 있었다.
초보농사꾼도 춘천의 벙개에도 가야 하고 일도 겹쳤고, 야콘도 캐야 하고...

결국 생각한 방법이 아침 일찍 초보농사꾼이 답운재밭의 야콘을 11시까지 캐놓고 가면 내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캐놓은 것을 따서 일일이 분리하여 담기로 했다.


눈오는 날 초보농사꾼은 언손으로 야콘을 캐놓고 갔고, 내가 어둡도록 혼자 나머지 야콘을 캐서 박스와 자루에 담아 놓았다.
그러면 초보농사꾼이 일을 보고 어두운 밤에 밭으로 와서 야콘박스와 야콘자루를 세레스에 싣고 집으로 돌아갔다.






문제는 다음 날,
3일 화요일


고딩 선우가 열이 난다고 하여 신종플루 거점병원에 진종일 순서를 기다려 진료를 받았다.
고열이 아니라며 타미플루 처방은 안해주고 감기약만 한보따리 받아서 돌아왔다.

그리고 아침을 걸렸으니 점심 겸해서 서둘러 먹고 다시 산골로 돌아와 내복을 껴입고, 머프러로 목을 감싸고, 양말을 두 켤레 신고 다시 답운재밭으로 갔다.


오늘도 역시 초보농사꾼이 야콘을 일찍 뽑아 놓고 일보러 갔고 나는 다시 야콘을 뽑아 박스에 담았다.

그런데 아침부터 슬슬 아프기 시작한 배가 쥐어 뜯듯 통증이 고조되기 시작하자 어둠을 끌어안으며 초보농사꾼이 밭에 도착했다.
같이 마무리 작업을 하는데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진해지기 시작했지만 어둔 밭에 초보농사꾼 혼자 두고 먼저 집에 올 수 없었다.




이젠 눈물이 나고 입에서는 엉엉 소리가 날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자 먼저 집에 가라고 했는데 말 안듣는다고 초보농사꾼의 톤이 높아지기 시작.
그때는 이미 거의 기다시피 눈물을 떨어뜨리며 집으로 정신없이 운전해 왔다.


혈압을 재어보니 156이다.
배는 정신을 놓을 정도로 아프고...
일전에 지어놓은 약을 먹고 잠시 후 구토를 시작했다.


구토를 하고 나니 조금 정신도 들고...

배아픔을 계속되었지만 밭에서와 같은 무서운 통증은 조금 사그라들고 잔통증만 사람을 잡아두고 있었다.
잠시 후에 초보농사꾼이 와서 굼벵이 엄니가 사다준 돌뜸도 준비해 주고, 약도 주고 물수건도 해다 주고...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다음 날도 같은 방법으로 아침에 초보농사꾼이 캐 놓으면 내가 가서 나머지 야콘을 캤다.
그날은 어떻게 어두워졌는지 모르게 주위가 아무 것도 안보일 정도로 깜깜해졌다.
점심도 먹기 싫어서 안먹었는데 초보농사꾼이 안온다.


저 멀리서 세레스소리가 요란스러워진다.
초보농사꾼이 차를 밭에 세우고 나를 사방에다 대고 부른다.


안보이니까.

어둔 밤 밭에서 서로 위치를 확인하는 산골부부.
내가 야콘농사를 귀농할 때부터 지금껏 지어도 이런 희안한 방식으로 캐긴 첨이다.gg





이렇게 어두워질 때까지 안갔다며 빨리 실을테니 먼저 가란다.
초보농사꾼을 어둔 밭에 두고 갈 수 있나...


함께 마무리 작업을 하고 고개를 들으니 별이 그렇게 많을 수가 없다.

어쩜 그리 아름다운지.


크리스마스 카드에 나오는 그림이 이 광경을 보고 그린거구나 할 정도로 아름답고 눈부셨다.
배고픈 것도 모르고 한참을 황홀한 밤하늘 별들을 눈을 통해 가슴에 담아두었다.

그날 저녁에 춘천벙개에 무조건 참석하기로 상의를 마쳤다.


그 이유는
첫째, 하늘마음농장을 통해 알게 된 인연인데 고맙게도 삼전 베드로님께서 멍석까지 펴주시고 준비까지 해주시는데 우리가 빠져서야 되겠느냐는데 입을 모았다.


둘째, 내일 하루는 초보농사꾼의 일이 없으니 둘다 야콘밭에 엎드려 열과 성을 다하면 어느 정도 다 캐지 않을까 하는 계산도 있었다.

드디어 결정적인 금요일, 6일이다.


오늘은 둘다 서둘러 야콘밭으로 갔다.
초보농사꾼이 캐서 군데군데 쌓아 놓으면 난 가서 야콘을 딴 다음 야콘을 선별하여 박스와 자루에 넣는 일을 했다.





점심도 오후 3시에 먹으러 갈 정도로 했건만 다 캐지 못했다.
이제 남아도 벙개에 갈 것이라 어두워지도록 둘이서 캐고 차에 싣고 돌아왔다.

귀농하여 야콘농사를 여러 해 지어도 올해와 같이 주가 내가 되어 캐기는 첨이다.


저녁에 삼전 베드로님과 총무님이신 김남걸 오라버님께 우린 무조건 춘천으로 뜬다는 말씀을 한번더 박아드렸다.

이번에 하늘마음당(?) 당수님이신 최일선 파비아노 당수님께서는 마침 L.A 출장중이셔서 참석하지 못하셨고, 김동신 교수님은 다른 일정이 있으셔서 참석하지 못하셨다고 총무님께서 설명해주셨다.


근향님도 선약이 있으셔서 어렵다는 말씀을 홈에 남겨주셨다.
그리고 문영미님은 감기로 참석하기 어렵다는 전화통화를 나와 했다.


다음 날, 아침
예상보다 조금 늦은터에 여기 저기 전화하느라 (오늘 당번인 일이 있어서...^^) 더 늦었다.  서둘러 준비를 하고 나섰다.
그런데 차에 시동을 걸던 초보농사꾼이 차가 방전되었단다.


시동이 안걸리고...

안그래도 늦었는데 이건 무슨 영화와 같은 우연인지.
내가 어제 저녁에 밭에서 끌고와서는 제대로 시동을 끄지 못한 거다.


초보농사꾼 황당해 하더니 세레스로 뛰어가 시동을 걸어보나 워낙 낡은 세레스 시동에 한번에 안걸리고 갤갤거린다.
세레스에 시동을 걸어 테레칸 옆에 바쩍 붙여 대는 초보농사꾼.
점프선인지 뭔지 하는 것 끝에 빨래집게처럼 붙어 있는 집게를 차의 두 군데에 연결하던데 시동은 여전히 안걸린다.




집게를 여기에 집었다, 저기에 집었다 하더니 날더러 시동을 걸어보란다.
안걸린다.
이번에는 세레스의 집게를 다시 점검하니 시동이 걸린다.


휴~~~

이제 출발이다.
우린 차 안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럴 때 제일 진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초보농사꾼의 졸음도 쫓아줄 수 있고, 다른 일 생각이나 걱정을 내려 놓고 이야기하기에는 참 좋은 시간이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제일 일찍 가서 오시는 분들을 삼전 베드로님과 함께 맞이해야 옳거늘 그러지 못할 것같아 안절부절....

중간에 총무님과 삼전베드로님에게 전화가 오고...
마음은 더 급해지고...


이번에는 삼전 베드로님께서 열차표를 어렵게 구해서 치자꽃님께 보내셨단다.
그 열차를 이용하신 분이 치자꽃님 부부, 불영계곡님, 장의숙 언니, 굼벵이 엄니, 해담풀, 박종라 비르짓다님이었다.


그리고 김태경 오라버님과 김날걸 오라버님은 그 전날 늦게 참석할 수 있다는 결정을 하셔서 그 차량을 이용하지 못했다.

그렇게 달리고 달리면서 중간중간 삼전 베드로님의 약도 지시를 받았는데 급한 나머지 두 번이나 오라는 길을 놓치고 한참을 내달려 되돌아 오는 일까지 겪었다.
지각생 주제에 할 건 다 한다. ㅎㅎ


한참만에 점심식사를 할 장소인 곳으로 들어섰다.
방에 계시던  반가운 분들이 한꺼번에 눈에 들어와 뒤로 넘어갈뻔했다.
처음부터 조금 늦을 것같다시던 은행장님만 아직이고 모두 와 계셨다.


치자꽃님 부부, 삼전 베드로님 부부, 불영계곡님, 장의숙 언니, 김태경 오라버님 부부, 김남걸 오라버님, 굼벵이 엄니, 은행장님, 해담풀님, 박종라 비르짓다님 이렇게 해서 모두 15분이 모였다.

처음 뵙는 분들도 계시고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얼굴들, 얼마 전에 보았어도 또 보니 언제 봤냐는 듯이 또 새롭게 반가운 얼굴들...





엄나무와 오갈피를 넣은 백숙을 맛있게 먹으며 한분 한분 자기 소개를 했다.
이번에 처음 나오신 분은 치자꽃님의 남편분, 불영계곡님, 해담풀, 박종라 비르짓다님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 우리 홈에 오시는 분들의 인상은 정말 따사롭게 편안해 보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은행장님이 분당에서 달려오셨다.
모두가 일어나 도대체 어느 분이 은행장님이시냐며 궁금해 하신다.

늦은 점심만 부랴부랴 드시고 은행장님은 다시 분당으로 가셨다.


그 먼길을 인연을 만나기 위해 달려오셨다니...
그저 고맙고 마음이 짠해진다.

나머지 ‘하늘마음학교 학생’(삼전 베드로님 표현임.)들이 점심을 맛나게 먹고 출발한 곳이 호명호수다.
호수에는 우리집 거북바위 보다 조금 덜 생긴(?) 거북이가 호수위에 떠서는 물을 막 뿜어내고 있었다.





환영한다는 뜻인지 난 안다.
‘그려, 그려...쉬어.’

그 옆에 백조도 있으나 나보다 우아한 게 살짝 신경쓰여 안올리련다.^^
이곳에서 박종라 비르짓다님은 집안의 행사가 있으셔서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먼저 가셨다.
어린 아이가 7살이라던데 직장맘이 하루 쉬는 날 쉬지도 않고 이곳에 왔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그리고 삼전 베드로님께서 회사차를 준비해 주셔서 편안하게 지하 1300미터 막장으로 내려갔다.
거기서부터 청평 양수발전소의 원리부터 시작하여 각종 겁나게 크고 어마어마한 시설들을 죄다 볼 수 있었다.


대부분 경우는 아마도 그 막장까지 일반에게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 하여간 우린 어느 분(?)의 빽으루다가 호기심 많은 초보농사꾼이 더 이상의 궁금한 점이 없을 정도로 삼전 베드로님께서 알뜰히 설명을 해주셨다.







거기서 삼전 베드로님께 배운 바를 토해내야 할 의무가 내게 있지만 나의 성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기억력의 한계가 딱 요까지라서 이렇게 간단하게 마무리를 하게 됨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난생 처음 발전소를 막장 아래에까지 내려가 구경한 것도 처음이다.
아쉬운 점은 고딩과 중딩인 산골아이들까지 함께 왔더라면 더 큰 교육이 되었을 것같다며 굼벵이 엄니랑 입을 모았다.




그렇게 발전소를 둘러보고 다시 회사차를 이용하여 아까 백숙을 먹은 식당 마당에서 뒤풀이하였다.
떡과 과일 , 차 등은 모두 삼전 베드로님의 부인이신 율리안나 형님께서, 그리고 비스켓은 굼벵이 엄니께서 준비해 오셨다.

삼전 베드로님께서는 참석하신 모든 분들에게 가평 잣 선물세트까지 준비해 주셨다.





그렇게 아쉬운 만남을 마무리 하고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올 때에 기차를 타고 오셨던 분들은 세 대의 차에 나누어 타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서둘러 각자의 보금자리로 출발했다.

우리 차에는 굼벵이 엄니랑 해담풀이 동승했다.


이 모임을 끝내고 산골로 간 것이 아니고 어머님도 뵙고, 볼일도 있고 해서 서울로 갔다.
우리가 서울로 가지 않았으면 울진팀과 함께 한 차로 소풍삼아 참석했을텐데 그러질 못해 아쉬웠다.




눈을 감고 생각해 본다.
‘인연’의 냄새는 어떤 것일까...
아마도 진하고 고소한 커피향이 아닐까,


꽃으로 치자면 후리지아처럼 금방 코끝에서 향긋함을 느끼는 것이 아니고 가을 들녘에 핀 들국화가 아닐까.

어쩜 한 분 한 분의 그 얼굴 물결이 그토록 평안하고 따사롭던지...

서로서로의 향기를 묻히며 각자의 소풍길을 간다면 그 길이 스폰지처럼 폭신폭신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


삼전 베드로님, 율리안나 형님,

정말 고생하셨고, 며칠 전부터 비가 올까 걱정이셨고, 몇 분이나 오실까, 차편을 어떻게 조정할까,,, 등등 얼마나 걱정이 많으셨을까요.

멍석이란 그냥 둥글게 말린 것을 쫙 펼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저로서는 그저 두 분께 감사할 뿐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로!!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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