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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_해당되는 글 3건
2017.06.21   삶은 낯선여인숙에서의 하룻밤이라고 했던가/귀농 
2009.08.31   귀농아낙의 산골밥상--세상에서 제일 쓴 골뱅이 무침 
2009.06.16   귀농아낙의 산골편지--대머리 민들레가 나를 가르친다. 

 

삶은 낯선여인숙에서의 하룻밤이라고 했던가/귀농
+   [산골편지]   |  2017. 6. 21. 22:08  


귀농하고는 몸도 바빴지만 영혼도 혼란스러웠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신비로웠기 때문이다.

꽃도, 풀도, 개구리도, 바람도, 태양도, 별도, 달도...다 말이다.

 

귀농 전이라고 해서 내가 이런 것을 몰랐던 것도 아닌데 몰란 던 것처럼 신비로웠다.

귀농 전에는 이런 것들이 눈에 보이긴 했지만 눈에 들어오진 못했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해독했다.

 

귀농 후에는 이런 것들이 눈을 통하여 가슴에 들어와 앉았다.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들어오는 것은 천양지차다.

 

눈에 보이는 것은 내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눈이 째졌으니 그냥 보일 뿐이다.

그러나 눈에 들어오는 것은 내가 그들에게 신호를 보내고 말을 건내면 그가 나에 대한 응답으로 눈을 통해 마음으로 들어와 친구가 된다는 거다.

 

민들레 역시 귀농 전에도 알았지만 민들레의 이파리가 어떤 모양인지, 어떤 모습으로 점차 변신하는지, 좌판을 접을 때는 무엇을 남기고 사라지는 등을 알 길은 없었다.

 

그냥 ‘이것이 민들레구나’였다.

 

그러나 귀농하고는 그가 늦어도 4월에 내게 온다는 사실과 처음에는 반갑다가 지천으로 마당을 덮을 때는 징글징글하기도 했다가, 꽃이 지면 찬란함은 어디로 가고 덩그마니 민머리로 내 앞에 섰다는 것과, 그 홀씨들이 바람만 불어도 정처 없이 날아간다는 것과 어디든 발을 딪으면 그곳에 다시 뿌리박고 삶을 이어간다는 것 등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단 4줄로의 표현에 불과하지만 한 우주를 설명한 거나 다름없다.

민들레는 일단 씨가 날아가 앉기만 하면 자신의 영역표시로 펑퍼짐하게 자리를 잡고 살아가다 보니 봄이면 지천이 민들레다.

그만큼 번식력이 높아 우리 말의 민들레 어원이 '문둘레'란다.

문 주변에 흐드러지게 볼 수 있다는 뜻이란다.

 

그렇다고 만만히 봐서는 안된다.

꽃이며 이파리며 하다못해 뿌리까지 다 사람에게 헌신한다.

보약이 따로 없다는 말이다.

뿌리는 커피로도 만들어 먹으니 여간 고마운 풀이 아닐 수 없다.

 

이뿐인가.

내가 제일 그를 스승으로 아는 것은 따로 있다.

꽃이 지고 나면 곧바로 떠날 채비를 하는데 그의 표정에는 미련이 없어 보인다.

그렇게 스스로를 탈탈 털고 떠날 준비가 끝나면 바람부는 대로 날아가 어느 곳이든 낯설어하지 않고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이듬해 그 자리에 자신의 삶을 꾸역꾸역 시작한다.

그리고 찬란히 꽃피우다

다시 떠날 채비를 하고 말이다.

민들레에게서 삶을 읽는다.

20년 가까이 지척에서 그를 관찰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무엇이고 차고 넘치는 시대에 노란 민들레가 삶을 제대로 보게 해준다.

 

"삶은 낯선 여인숙에서의 하룻밤과 같다"고 했던가.

그 말의 의미를 어쩌면 난 민들레에게서 본다.


귀농하고 보이는 것들 모두가 예사롭지 않음에 감사한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귀농아낙은 낮에는 개복숭아효소, 산야초효소, 쇠비름효소와

야콘즙 등을 만들고

저녁에는 다락방에서 글을 써서 책을 내고 있어요.^^

책 이름은 <산골살이, 행복한 비움>과 <귀거래사>예요.^^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에서 보세요.


 
 
        

 

귀농아낙의 산골밥상--세상에서 제일 쓴 골뱅이 무침
+   [산골밥상]   |  2009. 8. 31. 13:03  

"엄마, 왜이렇게 쓴 거야?

"엄마, 어디서 또 무슨 소리 들으신 거지?"

"그래두 먹어지. 내가 좋아하는 골뱅이가 들었으니... 끙(애들의 이 앓는 소리)~~~ㅜㅜ"

니들이 그러면 나도 머리를 쓰지...

요즘 신종플루때문에 난리다.
무엇이 원인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지만 중요한 것은 현대인들의 면역체계가 엉망인 것은 사실이고, 그것만 강하게 하면 어떤 질병에도 잘 견딜 것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현대인들 아파트 생활, 더군다나 듣기로는 요즘은 창문도 열 수 없게 지어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로 살아간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니 숲의 소리나 냄새, 냄새 등을 경험하는 일은 드물다.

머리는 영악해져 자연을 대체할만한 것들은 쏟아져 나오나 그것들이 처음엔 관심을 받지만 이내 신통치 않다는 사실이 드러나곤 한다.

자연을 대체할만한 것은 어디에도 없다는 장담한다.
면역체계를 튼튼히 하는데 자연 이상 없다고 본다.
신종플루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쓴 야채를 많이 먹으라고들 한다.

하여간 쓴 것을 산골가족들에게 먹여야겠다는 생각에 야콘밭의 풀을 평정하다 말고 내려왔다.
부랴부랴 내려와 호미들고 텃밭으로 올라가니 초보농사꾼이 뭔 일인가 한다.

밭이며 들에서 씀바귀류를 뜯었다.
그리고 치커리와 깻잎, 민들레 잎파리 등도 수북이...

집에 들어와 흐르는 물에 대충 씻으면 준비 끝...

이 쓴 것들을 어떻게 산골가족 입에 술술 넘어가도록 한다냐??
이게 숙제다.

그렇다면 산골가족이 좋아하는 골뱅이를 이용하자.
골뱅이 무침에 치커리 정도는 들어갔지만 이렇게 쓴 것들이 대량 투입되기는 첨이다.

들풀(?)을 썰고, 고춧가루에 매운 고추를 송송 썰어 넣는다.
다진 마늘에 설탕 대신 효소 원액을 넣고, 식초를 넣어 새콤달콤하게 했다.

식탁에 올라온 골뱅이 무침을 보더니 모두 환호성을 지른다.
서둘러 한 입씩 입에 넣는 산골가족...
표정이 말씀이 아니다.

그러더니 위의 대사가 마구 쏟아져 나온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에게 인사해야 되, 이렇게 좋은 음식 주니까... 이것들아~~(웃찾사 버전)"

아이들과 그런 대화를 하니 초보농사꾼이 웃는다.
쓰거나 말거나 그날 접시를 딱딱 긁는 소리로 저녁 식사가 끝났다.

그럼 내 임무 끝~~~~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로!!!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귀농아낙의 산골편지--대머리 민들레가 나를 가르친다.
+   [산골편지]   |  2009. 6. 1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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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1일


철늦은 민들레꽃의 샛노란빛이 화사하기 보다는 측은하다.
남들은 벌써 다녀갔건만 무엇을 하다 이제서야 홀로 피어 섞이지 못하는지.

그 집안에 복잡한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몸살을 앓다가 이제야 몸을 추스려 그래도 제 할 일을 하려고 서둘러 늦은 꽃을 피운 것인지...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나처럼 성격이 느긋하여(좋게 얘기하면 느긋하고 좀더 적나라하게 얘기하면 느려터져) 부랴부랴 꽃몽우리를 터뜨린 것인지 말을 안하니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제 막 꽃피울 차례를 기다리며 마음을 정갈히 하고 있는 작약과는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
그 홀로 바닥에 앉아 있다.
그게 마음이 쓰인다.


****************************************

산골에는 씨뿌리지 않았어도 민들레가 지천이다.


사람이 욕심껏 걷우려 씨를 방사하지 않아도 정도껏만 민들레를 채취하면 제가 알아서 자식을 번창시킨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엇이 좋다면 멸종될 때까지 잡아들이고, 뽑아재끼고, 낚아 재낀다.


우리도 인디언들처럼 자신에게 최소한의 필요한 양만 취하고 나머지는 자연의 것으로 남겨둘 날은 언제일까...

요즘 민들레가 항암효과에 좋다, 어디에 좋다하니 보이는 족족 캐고, 뽑고 난리라고 한다.
병을 고치려는 급박한 마음이야 모르는 바는 아니다.


 우리가 모든 것에 이처럼 '욕심'이 작용했기에 물도, 공기도, 먹거리도 모두가 안전하지 못해  병을 부른 것이라고 생각하니 욕심이란 먹이사슬처럼 끝없는 상처를 남기고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하는 암세포와도 같은 무서운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민들레철이 아니나 민들레를 보면 샛노랗고 하얀꽃보다는 그 이후에 보이는 현상에 더 눈과 마음이 간다.
나도 귀농 8년차에 눈과 마음이 뜨인 것이라고 보면 맞다.


지금껏은 이마에 지렁이같은 핏발을 세우고 살아서 그런지 화려한 꽃만 눈에 들어왔다.
민들레 철이구나, 캐서 효소담아야겠구나 하는 정도가 그를 대하는 내 태도의 다였다.


그러나 지금은 화려한 꽃보다 그 다음에 오는 현상에 눈이 오래 머문다.
민들레는 다른 꽃과는 달리 화려한 꽃이 지고 나면 후편이 이어진다.
제삿밥처럼 고봉으로 씨를 매달고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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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만 해도 그렇게 서커스하듯 바람과 맞서고 서있는 둥그런 씨봉우리를 보면 뒷간을 가다가도 발로 찼다.
차주는 것이 그들의 번식을 도와준다는 알량한 마음도 작용을 해서고 차주기를 기다렸다는듯이 사방으로 힘없이 흩어지는 그이 모습이 재밌기도 해서다.

그러나 올해는 뒷간 가면서 그것을 발로 걷어 차지 못했다.
짚이는 데가 있었다.
절대로 씨 한 톨 빼앗기지 않을듯 동그르랗게 끼고 있던 자식들을 때가 되면 사방으로 그들을 떠나보낸다는 사실을 알았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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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자식을 떠나보낼 때의 마음이야 오죽할까마는 그는 그렇게 자식을 떠나보내는 것이었다.


그렇게 자식을 하나도 안남기고 모두 떠나보내면 달랑 자신의 빈 몸뚱이만이 바람을 맞고 서있다 어느날 그도 스러지고 자취 조차 남기지 않는다.

민들레의 이 영화 한 편을 보면 우리네 삶과 다를바가 없다는 것도 올해에야 깨달은 바다.
한 남자를 만나 사랑을 하고, 자식을 낳는다.


자식 또한 평생 끼고 살 것처럼 늘 어려보여 보호하려들지만 어느 순간에는 매정하게 홀로서기를 시켜야 할 때가 온다.


등을 떠미는 에미 마음이 서럽지만 '홀로 있을수록 함께 있다'는 토머스 머튼의 말을 되뇌고 되뇌며 손을 놓아야 한다.
그렇게 다 떠나보내고 나면 우린 어느새 아무 것도 쥐지 않고 올 때처럼 그렇게 갈 것이다.

갓태어난 아기의 까까 머리와 같은 헤어스타일을 하고 서있는 민들레.
난 그 모습을 오랫 동안 쭈그리고 앉아 보았다.


그것은 나의 시계바늘도 폼생폼사의 시기를 지나 민들레의 변화모습처럼 후반으로 후반으로 달려가고 있음을 인식했기때문이다.

대머리 민들레를 뒤로 하고 돌아오는 길...


간디와 함께 인도의 정신적 지주인 비노바 바베의 말이 생각났다.

"실제로 우리의 고향은 저 세상이다.
이 세상에서 우리는 나그네들이다.


내 차례가 다가오고 있다.
이제 며칠 남았을 뿐.


나는 분명 웃으면서 노래를 부르며 가게 될 것이다."

이 세상에서 우리는 나그네들....이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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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한 해 농사는 안되도 좋다.
인생농사가 풍요로우니 말이다.


이번에는 대머리 민들레가 내게 가르침을 주었다면 다음은 이 산중에서 누가 내 스승이 될지 벌써부터 입에 침이 고인다.
바라건대 내 모든 숨쉬는 의식이 앞으로도 쭈욱 오늘과 같은 방향으로 자맥질해 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날이다.


산골 오두막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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