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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5   귀농풍경--귀농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일 2

 

귀농풍경--귀농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일
+   [산골풍경]   |  2009. 10. 15. 01:05  



엄마는 내가 집에서 밥하고 청소하고 그러기 보다는 '전문적인 일'을 하는 여자이길 바라셨다. 결혼해서도...
아버지보다는 엄마가 훨씬 교육열이 높았고, 생활력이 강하셨다.
엄마 성격과는 반대로 다섯 딸들은 활동적인 직업을 갖길 원하셨다.


그래서 내가 대학원을 졸업하고 유학을 가고 싶다고 했을 때, 아버지 몰래
"아무 걱정말고 하고 싶은 거 하라"고 하셨다.
여기서 엄마가 말하는 '아무'는 돈이었다.


난 안다.
그때 유학을 팡팡 보낼 정도로 가세가 넉넉치 않았
다는 것을...
그러나 엄마는 빤스의 고무줄을 빼어 팔아서라도 하실 분이셨다.


그렇게 콧구멍에 바람이 들어 일본 유학간다고 알아보기 위해 일본을 다녀왔다.
아버지는 다니던 직장 잘 다니다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하면 되지 쥐뿔도 없으면서 애를 부추긴다고 생난리가 났었다.

그렇게 엄마랑 아버지가 나로 인해 지지고 볶는 사이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다.


엄마는 유학을 못보낸 것을 서운해 하셨지만 딸이 좋다는 남자이니 엄마는 아무 말씀을 하지 않으시고 결혼준비를 해주셨다.

장농 말고 덤으로 사주신 것이 이 작은 장이다.
내가 이런 류의 것을 좋아하니 몇 개를 사주셨다.





엄마는 그 안에 때깔 좋은 옷 등을 쌓아 넣고 세월아 네월아 팔자좋게 떵떵거리며 살길  바라셨을 것이다.
그 세대의 때깔 좋은 옷이라면 엄마가 젊은 시절에 선망하던 비단옷이나 비로도 정도가 아니었을까.

그러던 막내딸이 엄마가 꿈에도 생각 못했던 귀농을 하고 그 장 안에는 엄마가 바라던 좋은 옷이 아니고 그 세대분들이 말하는 내리닫이를 넣고 살고 있다.


그러나 그 어떤 명품옷보다도 난 그 홈웨어들을 소중히 여긴다.
귀농 전에도 그랬고 귀농해서도 그런 옷을 입는다.

그것들은 값나가는 옷이 아니다.


대부분은 아이들 어려서 샀기 때문에 구멍이 난 것은 웃도리를 잘라 버리고 월남치마를 만들어서  입고 있다.

귀농하고도 그렇게 치렁치렁한 홈웨어를 입으니 남들은 그런 옷이 불편하지 않느냐고 물어온다.
그러나 워낙 오랫동안  몸에 배여서 그렇지 않다.


그런 까닭에  집에서 입는 바지가 하나도 없다.
밭에서 막일 할 때 입는 바지랑 잠옷 바지는 있어도...


오늘은 빨래를 개서 그곳에 넣으며 엄마 생각을 했다.

"엄마, 나 이 옷 입었을 때가 가장 행복해. 엄마는 내가 행복하기만을 바라는 거잖아. 그러니 내 걱정하지마."




엊그제는 아버지 기일이었다.
작년까지는 서울에 갔었는데 올해는 가지 못했다.
하루 종일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 저 장을 손으로 매만지고, 닦고,  열었다 닫았다 하고 그랬다.

엄마에게나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에게 막내딸의 귀농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실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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