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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_해당되는 글 2건
2009.10.28   귀농아낙의 산골편지--골이 달그락거린다. 
2009.07.30   귀농아낙의 산골편지--빳빳하게 풀먹일 일이다. 2

 

귀농아낙의 산골편지--골이 달그락거린다.
+   [산골편지]   |  2009. 10. 28. 21:31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9년 10월


가을이 깊어지는 것을 무엇으로 느낄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으나 이웃집 할아버지의 부지런함을 보면서도 단박에 알아차린다.


우리 집에서 내려가면 다리결에 이웃집 할아버지의 밭이 있다.
그곳에 메밀을 심으셨다.


여름에 하얗고 앙증맞은 을 피워 오고가는 나를  침을 질질 흘리게 해주더니 지금은 깡똥하게 쌓여져 있다.

할아버지는 벌써 밭을 비워 놓으셨고, 초보농사꾼의 야콘밭은 땅 속에서 아직도 야콘들이 몸집을 키우고 있다.


********************************************


얼마 전에 느닷없이 손님이 왔다.
한번도 본적도 , 통화를 한 적도 없는 사람들이었고 들이닥친다고 예고도 없었다.


남자는 귀농에 관심이 있는 부부라고 자신들을 소개하며 입가에 잔뜩 불만이 불어 있는 그의 아내를 내 가까이로 잡아끈다.
그의 멘트와는 다르게 그의 아내는 귀농에 관심이 전혀 없어 보인다.


나는 밭에서 일하다 내려왔기 때문에 집으로 들어갈 준비를 한참 해야 했다.


장화를 벗어야 하고,
장화속으로 튀어 들어온 흙과 트분데기를 털어내야 하고,
발이 건조해서 늘 180도 돌아가 있는 양말을 바로 돌려 신어야 하고...


그러는 사이 그의 아내는 나보다 먼저 집에 들어가 앉아가지고서는 내가 보다가 엎어뜨려 놓은 책을 뒤적이더니 한 마디 던진다.

"고려대학교까지 나온 여자가 왜 중이 되었데? 골이 비어도 한참 비었던지, 뭔 하자가 있나부지."한다.


그 책은 고려 대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홍대 미대를 다닌 어느  비구니 스님이 쓴 책이다.

그 말이 꼭 손님 뒤꽁무니를 쫓아 느리게 들어와 차를 준비하려는 내게 던지는 말같다.


입을 씰룩이며 잔뜩 불만에 찬 표정으로 보아 그런 것같다.

'대학원까지 나온 사람들이 왜 귀농해서 땅파먹고 산데?? 골이 비어도 한참 비었던지, 하자가 있나부지?' 내게 내던지는 말같다.





예전 같았으면 남이야 을 파먹던, 골이 비던, 하자가 있던 무슨 상관인가 싶어 나 또한 입이 십리는 나와서 몇 마디 던졌을 것이다.

그러나 귀농하여 자연의 한 자락 빌붙어 살다보니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말인지를 판가름은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판가름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지 그런 말을 들어서 아무렇지도 않은 그런 4차원적인 수준에는 못이렀다.

내가 그들에게 귀농하라고 권한 것도 아니고, 한번 다녀가라고 말한 적도 없는 생면부지 사람들이 왜 그럴까... 하고 입은 굳게 다물게 되었다.


거기까지는 되었다.


흙과 나무, 시냇물, 실눈을 뜨고 웃는 초승달은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고 언제, 어느 때 , 어떤 상황에서도 두 팔 벌려 품어주는데
사람 잘못 마주한 날은 진종일 골이 달그락거린다.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으로!!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귀농아낙의 산골편지--빳빳하게 풀먹일 일이다.
+   [산골편지]   |  2009. 7. 30. 16:05  

등황색 원추리 꽃이 피었다.

하도 번식력이 좋아 다른 꽃들의 자리까지 빼앗는 것이 보기 싫어 많은 부분 캐서 길가에 심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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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한 것이 분명한데도 작은 연못 옆에 다소곳이 피어 제 살궁리를 하고 있다.

조금씩 이웃을 돌보며 후손을 퍼뜨리면 좋으련만 아주 주위를 초토화시키니 그렇게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꽃밭의 허브 종류들도 혼자 땅따먹기 하느라 난리가 났는데 초보농사꾼이 정리를 하란다.

어찌 정리를 하는지...

그들을 보며 인생사도 비추어 보니 안타까울 뿐이다.

 

*********************************

우리 세대의 여고시절에는 교복 칼라에 빳빳한 풀을 먹였었다.

 

풀을 먹인 다음 다림질을 하여 교복에 붙이면 동그란 젖 가리개처럼 부풀어 올라야 제멋이었다.

그렇게 얼굴 양 옆이 부풀어 오르지 않고 주저앉으면 풀을 먹이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런 학생은 귀신같은 학생부장에게 ‘용의검사’때 바로 바로 끄집힘을 당해 회초리 세례를 피하기 어려웠다. 

엄마가 밀가루 풀을 쑤어 풀을 먹이면 왜 그리 누렇던지.

다른 아이들의 뽀얀 그것을 보며 속으로 늘 이랬다.

‘다른 기집애들 것은 히디 흰데 내 것은 아무리 새로 해 달아도 왜 누럴까?“

  어느 날 물었다.

“넌 어떻게 풀먹이는데?”

“가닥가루 사서 하는데 너는 그렇게 안해?” 하면서 그의 눈이 내 누런 칼라에 내리 꽂힐 때는 날카로운 유리조각이 정수리에 꽂히는 느낌이었다. 

그때는 나의 많은 형제들이 죄다 핵교를 다닌 관계로 가세가 넉넉지 못했다.

그 널널하지 못한 가세에도 대학원까지 보낸 부모님은 나의 영웅이다. 

하여튼 밀가루 두고 일명 가닥가루(지금 생각하니 녹말가루인 것같다.)라는 것을 사서 풀먹여줄 수 없었음을 눈치챈 난 한번도 엄마에게 그 가닥가루라는 말을 입밖에 내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알아서 긴 거였지만 엄마에게 그런 정보가 없어서 그리 하셨을지도 몰랐으나 철이 일찍 들어버린 우리 형제들은 늘 그런 식이었다. 알아서 기는...

 

그래서 엄마는 다른 애들도 모두 그렇게 누런 밀가루 풀을 먹인다고 지금껏 알고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 ‘무릎팍 도사’라는 프로에 안철수 교수가 나왔다.

학생 때 학교에 늦어 택시를 태워 주러 나온 엄마가 안철수에게 안녕히 다녀오시라고 존대말로 인사를 하자 기사 아저씨가 형수냐고 묻더란다.

엄마라고 하니 학생 나중에 부모님께 잘 해드려야겠다고 했을 때서야 다른 집 엄마는 그렇게 자식에게 존댓말을 안하는지 알았다고 했듯이 말이다.

 

어떤 계기가 아니면 평생 모르고 지나갈 뻔한 일들이 살면서 너나 없이 많을 것이다.

거기에는 두 가지 무게가 있다. 

모르고 지나간다고 해서 아리고 씨릴 것이 없는 그저 중요치 않은 일이 있다.

다른 하나는 모르고 지나가면 삶이 더욱 고단했을 일들이라 가슴을 칠 확률이 높은 일이 있을 것이고...

 전자의 경우야 더 말하면 입 아픈 일이고, 우리는 후자의 경우에 쌍심지를 켜야 한다.

만약 그것이 요즘 세상 사람들의 가치척도의 가장 기본이 되는 돈과 관련된 일이 아니라면 더욱 그렇다.

난 그런 것으로 ‘양심’을 들고 싶다

 

기절초풍할 노릇이지만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양심을 평가기준으로 삼는 사람은 흔치 않다.

이저 저도 아닐 때나 들이대는 척도 정도일 경우는 있어도...

 

그러나 ‘양심’은 결코 지나쳐서는 안되는 마음구조의 으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생 초짜인 주제에 이런 말 하기 낯간지럽지만 세상이 복잡하고 건조하고, 팍팍하게 돌아가면 돌아갈수록 그 양심은 여고시절 풀먹인 교복 칼라처럼 늘 빳빳하게 날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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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품으로 돌아와 산다고 하는 귀농생활에 난 과연 그 마음구조의 핵심에 있는 ‘양심’을 매일 빠까번쩍 닦고 있는지...

협심증 환자처럼 갑자기 답답해진다.

 

자세한 내용은 www.skyheart.co.kr (하늘마음농장)로!!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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