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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하 _해당되는 글 1건
2011.03.14   귀농편지,마가렛꽃과 같은 사람냄새 

 

귀농편지,마가렛꽃과 같은 사람냄새
+   [산골편지]   |  2011. 3. 14. 19:00  



2010년 5월 5일

 

올해는 소광리에도 야콘을 심었다.


그곳에 이장을 맡고 계신 분과 작년에 인연이 되었는데 올해 같이 해보는 게 어떠냐고 하셔서 초보농사꾼이 하기로 한모양이다.

지금 현재는 매번 심는 호수밭과 답운재밭에 야콘을 심었다.


달밭은 농사가 잘 안되어 소나무를 심었고, 답운재밭의 일부도 길로 나가는 부분이 있어서 야콘은 안심고 감자를 심었다.

그리고 소광리에 농사를 지으러 오늘까지 딱 3일 다녀왔다.


책 원고가 마무리 안된 상태라 머리가 한가롭진 않았지만 인도의 비노바 바베의 말대로 노동의 환희와 노동의 기적을 알기에 초보농사꾼과 함께 빨간 원피스 작업복을 입고 빨간 장화 신고 나섰다.

그곳은 핸드폰도 안터지는 곳이라서 산골에 연락이 안된다며 걱정 전화를 주신 분도 계셨다.

 

사실 다른 사람이랑 같이 하는 일은 신경이 배로 쓰인다.
나 혼자 하는 일이면 힘들면 쉴 수도 있고, 일이 있으면 내일 할 수도 있지만 함께 하는 일이란 기본적으로 더 마음을 쓰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울진읍에 일이 있어서 가야 했지만 모든 것 다 포기하고 소광리로 향했다.
난 일을 못하는줄 알고 오지 않을줄 알았다고 하신다.


일을 하든 못하든 같이 하는 일에는 무조건 마음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씀을 드렸다.

내가 한 일은 삽질.
진종일 삽질을 했다.


바람은 불어 흙이 날려 눈으로 코로 들어오고 삽 자체의 무게때문에도 팔에 쥐가 나는 것같았다.
손으로 빨리빨리 하는 일은 잘하는데...

 

난 쥐는 힘이 없어서 사실 무게에 무지 민감하다.
그렇게 무거운 것을 들고 하는 일은 배로 힘들어 한다.
그러나 어쩌랴.

 

누군 안힘드나 다 힘들지...
그러니 입을 꾹 다물고 하다보니 중간중간에 신음소리가 막 터져나온다.

 

그렇게 오늘까지 3일을 초보농사꾼과 나 그리고 이장님 부부 이렇게 열심히 일했다.
서로 마음을 챙겨주시니 힘든 일인데도 마음이 가벼웠다.

원래는 2틀 정도면 끝나는데 야콘씨가 남아 조금 더 심었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그러다 보니 5월 5일 어린이날에 달길님이 산골에 와서 포크레인을 봐주시기로 했는데 어쩌나 했다.

 

그래서 사실대로 일이 하루 더 해야 할 것같다고, 같이 하는 밭이라 빠지기 어렵다고 초보농사꾼이 말씀드렸더니 달길님이 괜찮다며 혼자 가서 하면 된다고...

 

그 일을 다 하고 소광리로 만나러 가겠다고 하셨다는 거다. 초보농사꾼에게...

안그래도 사람도 없는 집에서 혼자 우리 일을 봐주러 먼 길 오시는데 미안스러운 마음이었다.


소광리에서 일을 하면서도 핸드폰이 안터지는데 잘 찾아오실지...
전화로 위치를 알려드리긴 했는데 초보농사꾼이 걱정을 했다.

 

결국 일이 다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핸드폰이 터지는 지역에서 전화를 했다.
달길님은  벌써 다 일을 하고 소광리로 우리를 찾아찾아 헤매셨으나 결국 우리를 못찾고 집으로 가는 중이라고 한다.
새 차인데 비포장길도 많은 그 멀고 먼 소광리길을 찾아왔었는데 못만나고...

 

어찌나 마음이 싸하던지...
직장인의 휴일이란 금쪽이 아닌지.

 

그런 분이 그것두 어린이가 있는 집에서 어린이날 집을 비우고 산골로 와서 포크레인을 손봐주시다니...
사람도 없는 집에서 혼자...

 

불영계곡의 바람도 내 미안한 마음을 알았는데 세차게 바람을 차 안으로 밀어넣어 주었다.
집에 도착해서 초보농사꾼이 내게 아침에 꽃밭에 물을 줬느냐고 한다.


아니라고...
그런데 꽃밭 군데군데 젖었다나...(혹시 나의 노상방뇨를 의심하는 것 아니것지.)

그리고 꽃밭을 보니 마가렛이 심겨져 있었다.


아차, 아까 소광리 이장님댁에서 점심을 먹으려는데 달길님 부인(그러니까 우리 홈 아이디는 달의 노래님)이 전화를 하셨다.

달길님이 산골에 가는데 그 길에 마가렛을 보내려고 하는데 산골에 그것이 있냐는 물음이었다.


없다고 하면서 어린이날 이렇게 달길님이 우리집 일 때문에 산골에 오셔서 어쩌냐고 하니까 남편이 좋아서 하는 일인데요. 뭐...하면서 환하게 웃는다.
그 집에 어린이가 한 명 있는데...

 

그렇게 해서 산골로 오기로 되어 있던 마가렛.
그 하얀 꽃을 달길(김승하 님)님은 포크레인도 다 손봐주시고, 마가렛도 물을 주어가며 일일이 군데군데 심어놓고 가신 거야.

 

포크레인도 저런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초보농사꾼이 산골에 도착하자마자 보더니 내가 옆에서 잔손을 거들었으면 그래도 편하게 했을텐데 내가 없이 혼자서 해야 하니 이렇게 구덩이를 파고 그 안에 플라스틱 통을 놓고 애를 먹으신 모양이라며 달길님께 고생하셨다며 전화를 건다.

그렇게 꽃까지 심어놓으시고 소광리 그 먼길을 우리 본다고 오셨다가 만나지도 못하고 되돌아 가시는 생각을 하니 찡해왔다.

 

하얀 마가렛이 그 분의 마음처럼 깨끗하다.
이번 농사 일이나 급한 불 끄면 읍에서 함께 모여 저녁을 먹으려고 한다.

 

요즘 바람이 아주 세다.
그 바람 속에 사람의 향기가 묻어서 달려드는 느낌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에서 보세요.

 

산골 다락방에서 귀농 아낙  배동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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