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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6   [귀농]귀농편지#19-귀농하고 약초도 심어보고.. 

 

[귀농]귀농편지#19-귀농하고 약초도 심어보고..
+   [산골편지]   |  2012. 2. 16. 14:37  

 

[귀농]귀농편지#19-귀농하고 약초도 심어보고..

 2011년 4월

귀농하고 알았다.
산골의 봄은 아주 느리다는 것을...

국도가에 개나리가 피고 진달래가 피어 우중충했던 동공에 화사함이 쏟아져 들어오면 귀농아낙의 가슴에 봄바람이 출렁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같은 울진이라도 산골은 거기서 또 몇 박자 더 늦다.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저절로 핀 꽃이란 없다.
보기 안스러웠는지 거실 한 켠의 선인장이 은행알만한 핑크빛 꽃을 머리에 달았다.

산골의 봄이 느리다고 하여 모든 계절이 느린 것은 아니다.
여름은 봄의 게으름을 물려 받아 느리지만 가을, 겨울은 또 부지런을 떨고 일찍 들이닥친다.

길어야 할 따뜻한 계절은 짧고, 이곳 분들이 아무 짝에도 쓸모 없다고 여기는 겨울은 디지게 길다.

귀농 초에는 산골의 이런 ‘계절구성’에 ‘시어머니 저녁 굶은 얼굴’을 하고 화딱증을 냈었다.
그러나 산골살이가 두터워질수록 이런 계절 구성이 이렇다고 하여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터득했다.

느리면 늦는대로, 빠르면 빠른대로 시간과 사정에 끌려다니지 않는 느긋한 마음이 굳은살처럼 이제는 몸에 배어 있다.
*******************************************************

 

서울에서 한밤중에 도착했다.
수원의 농업연수원에서 하는 <소셜 미디어 과정>에 참석했었기 때문이다.

이 교육은 농업인 대상 교육이 아니고 공무원 대상 교육인데 내가 듣고 싶어 했던 과정이라서 교육신청을 했다.

4일 동안 농업연수원에서 숙식을 해가며 이루어진 교육이라서 큰 맘 먹고 갔었던 교육이다.

교육이 끝나 돌아오니 밤 10시가 넘었고 초보농사꾼이 읍까지 마중을 와서 산골로 왔다.

‘평생교육’이라는 말은 정말 깊이 새기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농사에도 예외는 없다.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하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자식을 키우는 일도 끊임없이 배워야 하고 고민해야 하는 것 또한 물론이듯이...

밤늦게 산골에 도착하여 초보농사꾼과 교육이야기를 하고 늦게 잠이 들었지만 날이 새자마자 서둘러 소광리로 갔다.
같이 농사를 짓는 밭이 소광리에 있고 오늘은 약초를 심는다고 했다.

 

귀농하고 약초는 처음 심는다.
우리 동네는 약초를 하는 분이 거의 없고, 다른 마을에서나 하는데 야콘을 심는 밭 일부에 약초를 심어야 하는 사정이 생겨서 갑자기 심게 되었다.

 

오늘 심는 약초의 종목(?)은 강활과 당귀이다.
강활과 당귀 모종도 처음 본다.

 

 

 

심겨져 있는 것이라 산골에서 오며가며 보았지만 말이다.
약초를 심을 밭이 곱게 갈려져 있다.

 

이전에 초보농사꾼과 우리와 같이 농사를 짓는 김이장님이 퇴비를 뿌리고 트렉터로 콩고물처럼 밭을 갈아놓았다.

소광리의 아주머님 세 분의 품을 샀기 때문에 금방 심을 줄 알았다.

일단 김이장님이 초보농사꾼의 관리기로 골을 타신다.
초보농사꾼은 다른 일을 하기로 한 날이라 오늘은 빠졌다.


(▲ 함께 농사짓는 소광리의 김이장님 모습)

 

약초의 골은 헛골이 없이 타는 것이 특징인가 보다 했는데 사실 비닐을 안씌우고 그냥 땅에 심기 때문에 헛골이 있어야 할 이유가 없는 것같다.

 

비닐을 씌우지 않았으니 그 많은 풀은 일일이 다 손으로 뽑아주어야 한다.
말이 그렇지 비닐을 씌우지 않은 밭의 풀을 뽑는 일은 거의 중노동에 상당한다.


그쯤되면 풀이 무서워지기 시작한다.

여하튼 작은 플라스틱 통에 강활과 당귀 모종을 적당히 담고 그것을 끌고 다니면서 골의 한쪽에 호미로 깊숙이 파고 강활과 당귀의 모종을 하나씩 놓은 다음 뿌리가 깊이 덮이도록 흙을 묻어주는 일이다.

 

아주머님들이 시범을 보여주신다.
워낙 손이 빨라 알듯말듯하다.


그런 내 마음을 이내 읽으시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시범을 보여주신다.

 

 

 

말은 쉬운데 한번도 안심어본 나로서는 진땀이 난다.
왜냐 하면 잘못 심으면 모종이 죽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나 혼자 하는 밭이면 ‘내 탓이오’하고 말 수 있는 일이지만 같이 하는 밭이니 더더욱 신경이 쓰이고 강활과 당귀의 귀한 모종이 죽지 않게 온 힘을 기울이다 보니 허리 아픈 것은 기본이요, 어깨에 힘이 바짝 들어가 어깨에서 불이 났다.

 

 

 

어깨가 뭉치면 머리로 가는 신경이 짓눌려 두통이 아주 심해지는데 아니나 다를까, 오후 들어서부터는 두통까지 나의 고통에 참견을 하기 시작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갑자기 온몸에 옻이 올라 가려움증은 쉴새 없이 나를 자극했다.
그래도 일에 몰두하면 다 견딜만한 정도의 일이라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배운대로 약초를 심었다.

 

파릇한 작은 싹만 하늘을 보게 하고 나머지 몸은 흙이불을 두껍게 덮어주었다.

 

다른 아주머님들은 워낙 고수라서 같이 “준비 땅”을 했어도 이내 나와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그런 나를 지나치지 않으시고 아주머님들은 처음 심는 내게 빨리 심으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천천히 하면 된다고 챙겨주신다.

 

시골인심은 이렇듯 끈끈하고 나 혼자 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법이 없이 처져서 심어나오는 나를 이내 달려와 도와주신다.

일단 일을 시작하면 온힘을 다하여 최선을 다하는 성격이라 난 천천히가 안된다.


이네 손바닥에 물집이 생겨 손바닥도 나를 안도와준다.

 

 

 

쉬는 시간에 밭가에서 읽는다고 오늘 챙겨나선 책은 ‘위험한 심리학’이다.
귀농하고 지금껏 늘 밭에 갈 때 쳥겨가는 작은 가방에는 책 말고 작은 강아지 인형이 있는데 그것은 딸아이의 마스코트와 옻이 올라 지은 약이 들어있다.

 

잠깐의 쉬는 시간이지만 밭가에서 책을 읽는 재미는 솔솔하다.

허리가 아프고, 손바닥의 물집이 아프고, 옻까지 올라 가려움증이 나를 어지럽히지만 처음 약초를 심는 일이라 신기하고 설레이는 마음이 그 고통을 잠재우고도 남음이 있었다.

 

한 골을 다 심고 허리를 펴보면 푸릇한 작은 싹이 땅에 줄을 서있으니 그게 어찌 신기하고 기특하지 않겠는가.

초보농사꾼이 이런 맛이 농사의 참맛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동감이다.

 

이제는 일을 마무리 할 시간.
오늘 심은 약초를 보니 푸릇푸릇한 것이 살짝 흙위로 올라와 줄을 서있다.
이제 흙 속에서 제 몸을 잘 키울 것이다.

 

 

 

 

그 다음에 농부는 풀과의 한바탕 소동을 벌이는 일이 남아있다.
 봄기운 짙어가는 소광리 계곡을 돌아돌아 산골로 오니 나무타는 냄새가 먼저 나를 반긴다.

 

냄새 하나로 하루의 피곤을 녹여내고 다시 여유로운 저녁시간을 맞이하는 이 시간이 참으로 달다.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로 오세요.

 

<<귀농아낙은 낮에는 유기농으로 야콘농사를 짓고 야콘즙산야초효소를 만들고 밤에는 책읽고 글을 씁니다.
귀농해서 낸 귀농책으로는 <산골살이,행복한 비움>과 <귀거래사>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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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아낙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귀농]귀농편지#19-귀농하고 약초도 심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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