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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걷이 _해당되는 글 3건
2008.12.16   귀농일기 -- 이 결단을 내리기까지... 
2008.12.16   귀농풍경 -- 실내 분위기가 맘에 드니?? 
2008.11.20   귀농일기 -- 야콘캐기 대장정 

 

귀농일기 -- 이 결단을 내리기까지...
+   [귀농일기]   |  2008. 12. 1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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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1일

집 바로 위에 있는 달밭은 처음 귀농했을 때 엄청 땅이 좋았다.
흙도 검으티티하고 부슬 부슬 고물처럼 부드럽고 푹신하기까지 했다.
이전에 주인이셨던 할아버지 부부가 농사를 안지으신지 오래 되었으니 더더욱 좋은 상태로 남아있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유기농하기에는 너무나도 좋은 조건이라 이 터를 사는데 망설임이 없었다.
그런데 농사를 두어 해 지을수록 윗쪽 밭에서 물이 나와 일머리도 없는 사람이 포크레인을 불러 공사를 하기 시작했다.
휴무관을 묻고 어떻게 어떻게 해보라면 그렇게 하고, 누가 또 와서 이렇게 해보라고 하면 그런줄 알고 다시 공사를 하고, 다음 해에 물이 나서 다시 공사..

하여간 돈을 많이 쏟아부었다.
재작년에도 공사, 작년에도 공사...

작년에는 달길님께서도 큰 휴무관을 묻는 등의 공사를 애써서 해주셨다.
상태는 많이 좋아졌지만 작물은 잘 안되어 몇년동안 고생만 한 격이 되었다. 농사가...

그런 상태가 반복될 때 아내와 어머님이 나무를 심자고 권했지만 그럴수가 없었다.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고, 둘째는 나무를 심어서 키워서 돈이 되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그 몇년을 어떻게 수입없이 기다릴수 있는지 나로서는 판단을 쉽게 하지 못했다.

나를 따라 무작정 이 산중으로 내려온 가족들...
남들처럼 호강을 못키켜줘도 실망을 시키지말아야 했다.
한 가정의 가장이 되고 그래도 번득하게는 못해주었어도 가장으로서 실망시킨적이 없었기때문에 더 부담스러운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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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해 다시 또 그곳의 농사를 망치고 나니 봄에 애들까지 골을 타고 비닐을 깔고 고생했던 결과가 그리 되었기때문에 이 밭만은 무슨 수를 써야했다.
하지만 오래 고민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

이 밭을 안한다고 해도 야콘과 고추 등을 농사지을 다른 땅이 많다.
그런데 이 밭은 집에서 가까워 농사짓기도 좋은데...
농사가 내 좋은 일거리기때문에 이 밭은 안해도 충분히 농사양은 된다.

이 밭만 있는 것이 아니니 나무를 심는다고 해도 그 나무는 될까, 된다면 몇년후에 그 값을 할까...
많은 고민 끝에 소나무를 심기로 했다.
그 고민을 끝내는데는 정말 오랜 생각을 하고 알아보고 눈동냥, 귀동냥을 하러 어디든 달려가보곤 했다.

소나무를 일찍부터 심으려고 했으나 올해는 야콘의 가을걷이도 늦게 끝났고, 여러 가지 일들이 겹쳐서 내 의지대로의 일정보다 늦어졌다.
하루가 바빴다.
나의 결정에 제일 좋아한 사람은 엄마와 아내였다.
자식이 덜 고생할 것같은 마음에서 무조건 나무심으라고 하시는 어머님... 해마다 작물이 안되어 고생하는 것을 본 아내...

아내는 하루가 급하다며 밭정리에 열심이었다.
비닐도 밤이 되도록 걷어놓고 비닐핀도 일일이 다 빼놓고 고추지줏대도 다 걷어 한쪽으로 치워놓고...
그래도 내 일손이 끝이 안나 나무를 옮겨심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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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사이 된서리가 몇번오고 날이 추워지자 두 후원자들이 더 안달이 났다.
한그루라도, 한그루라도..
나는 그보다 더 애가 타는 것을...가장으로서...

그러다 어제부터 소나무를 옮겨심었다.
어제도 저녁이 다되어서야 시간이 나서 일을 시작하다보니 별과 달을 앞세우고 밭에서 내려왔다.
어둠 속에서...

그리고 오늘도 낮에는 다른 일들을 하느라 못하다가 오후 시간부터 다시 소나무를 옮겨심기 시작했다.
안해본 일을 여기저기서 뛰어다니며 배우고 익힌 것으로 해보는 거다.
삽이 부러지고 추운 날 땀이 흐르고 ..
그땀은 더워서 나는 땀에다,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뭐랄까 조금의 걱정도 끼어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아내와 어제 심던 밭으로 올라가 거리를 두고 구덩이를 파서 소나무를 놓고 흙을 삽으로 덮어주면 아내가 호미로 쭈그리고 앉아서 이불을 더 덮어줘야 한다며 흙을 덮고, 덮어주었다.
그리고 표시를 했다.

나무를 캘 때 흙이 다 떨어져 뿌리만 남은 나무와 흙덩이까지 같이 떠온 나무가 자랄때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보기 위해 아내가 표시로 리본을 묶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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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어두워지고 달이 뜨고 별이 떴다.
어두워지니 세레스의 라이트를 켜고 식별하기 시작했다.
일단 캐놓은 것은 오늘 심어야했다.
물론 흙덩이가 있어서 얼 염려는 없지만 뿌리가 뽑혀서 있는 나무가 안스럽고 그래서 되도록이면 당일에 다 심으려고 했지만 오늘은 도저히 다 심을 수가 없어 잘 덮어 두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더 밟아주기 시작했다.
바람도 세기때문에 뿌리가 흔들리면 안되고 혹여 겨울로 가는 계절이라 걱정되 되어서 말이다.
나무를 두손으로 붙잡고 흙을 밟아주며 잘 살으라고 겨울을 잘 나자고 약속을 했다.

아내가 소리를 지은다.
"선우아빠, 저기 봐, 달 옆에 별이 딱 둘만 나와 있어"하며 아름답다고 보란다.
정말 멋있는 풍경이다.

다른 별들은 없고 아주 밝기가 밝은 별 둘이 나와 있다.
우린 그렇게 어둠을 별과 달이 밝혀주는 언덕을 내려왔다.
잘 살겠지...
내가 새해의 꿈을 꾸듯 나무도 꿈을 꾸기를 바라면서 내려왔다.

초보농사꾼 박찬득(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풍경 -- 실내 분위기가 맘에 드니??
+   [산골풍경]   |  2008. 12. 1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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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에 살면서도 화초와 꽃화분을 아주 밝힌다.
산중에, 꽃밭에 피어나는 것 따로, 화분에서 앙증맞게 자라는 것 따로다.

그래서 일일이 화분에 꽃을 심고 화초를 옮겨 심고 한다.
그런데 서리가 오기 시작하자 숙제가 생긴 것이다.

밖의 화분을 씻어서 흙을 좀더 보충해준 다음 집 안에 들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가을걷이가 늦도록 이어지고 일은 무슨 영어책 제목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있으니 볼 때마다 중얼거렸다.

'조금만 기다려, 오늘 야콘만 캐고 집안에 들여줄께....'
겨우 된서리가 오고 나서야 집 안으로 들여 놓았다.
처음에는 쥐죽은듯 있더니 지금은 싹을 내밀고 키를 키우고 제 할일을 신바람 나게 잘 한다.

그런가 하면 뭐가 맘에 안들었는지 그만 시들시들하더니 생을 접은 놈도 있다.
작은 우주공간(화분)을 비워 놓고 가면 한동안 맘이 쓰인다.
생명 붙은 것은 그래서 책임이 따른다.

아무래도 그애의 생태를 잘 파악 못해서 죽인 거니까...
물을 많이 주었던지, 너무 따뜻한 방안에 두어서 그런다던지...

이제 남은 놈들에게 온 신경을 쓴다.
지들끼리 조화롭게 잘 지내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우리 겨울을 잘 나고 봄에 밖의 세상으로 힘차게 나아가자...'
오늘도 물을 주며 생색이나 내려는듯 그렇게 중얼거렸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일기 -- 야콘캐기 대장정
+   [귀농일기]   |  2008. 11. 2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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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1일

오늘부터 야콘캐기 시작이다.
그전까지 야콘밭마다 예초기로 야콘줄기를 잘라주었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비닐을 걷으면서 한편에서는 야콘을 캐면 된다.

사실 농사라는 것은 심을 때와 수확할 때 제일 긴장하고 걱정이 된다.
심을 때는 늦게 심으면 수확량과 관련이 있다보니 서둘게 되고 마음이 급하다.
가을걷이는 서리와  추위가 오기 전에 서둘러야 하는 급함이 있다.
어느 것이 더 중하고 덜 중요하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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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일년 농사중에 제일 바쁘고 신경이 쓰이는 철이다.
그런데 자주 손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발을 구를 때도 많다.
게다가 내 농사는 야콘농사가 많다 보니 더 야콘에는 신경이 많이 쓰인다.
그런중에 오늘은 성당에서 열두 분이 도와주러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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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아내 역시 밭에 전념할수 있어 다행이다.
품을 샀을 때는 아내가 일이 있어 굳이 밭에 못와도 크게 신경쓰이지 않는데 성당분들의 경우는 아내가 있으면 훨씬 밭이 활기차기 때문이다.

활기찬거야 그렇지만 저녁식사준비 등을 하려면 아내는 꼼짝 없이 집에 있어야 하지만 오늘은 밭에서 함께 일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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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님 두분이 시장부터 다 봐서 아침 일찍 산골에 도착하여 저녁 준비를 완벽하게 해놓았기 때문이다.
아내는 남의 집 일간 사람처럼 일끝내고 들어가 저녁을 얻어 먹었으니까.

그렇게 그날은 호수밭에 있는 야콘을  캐다 어두워서야 집으로들 내려왔다.
다음 날에도 주일 미사가 끝나고 성당분들이 도와주러 오셨다.
열심히 비닐을 걷고 여자분들은 야콘을 떼고 선별하여 박스에 담고 하는 일들을 해주었다.
형제님들이 많이 오셔서 야콘이 가득 들어 있는 야콘박스를 세레스에 죄다 싣는 일, 그것을 창고에 다시 쌓는 일을 거의 혼자하던 나로서는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었다.
모두들 내 일처럼 알뜰히 야콘을 캐주었고 함께 박스를 나르고 야콘창고에 차곡차곡 쌓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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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응원온 분들까지 합하니 그 날은 열일곱 분정도 되지싶었다.
빙 둘러 앉아 저녁을 먹는 시간....
일을 도와주러 오신 것이 제일 반갑고 중요하지만 사실 좋은 사람들과 술을 나누고 음식을 나누어 먹고 대화를 나누어 가슴에 담고 하는 일 또한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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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늦도록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모두들 돌아갔다.
해보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 다음 날 출근길에 발이 무거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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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그러니까 11월 3일과 4일은 이곳에 와서 친형처럼 알고 지내는 분에게 SOS를 쳤다.
울진자활후견기관의 황천호 관장님과 황윤길 실장님께...
그렇게 해서 11명의 지원단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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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성당분들과 캐다 남은 호수밭은 다음에 우리 부부가 마저 캐기로 하고 이번에는 답운재에 있는 야콘을 캐기로 했다.
남자분들도 세분이나 오셨기 때문에 한결 내 아픈 무릎이 고생을 덜수 있었다.
봄에도 울진자활후견기관 팀이 야콘을 심어주었는데 가을걷이도 해주고 있는거다.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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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틀을 캐주고 다시 11월 7일까지 총 3일을  와서 야콘을 캐주었다.

날이 어두워 모두들 돌아가고 마지막 한차 분량의 야콘이 밭에 남았다.
이것은 혼자 싣고 창고에 내리고를 해야 한다.
그러기 전에 막걸리를 마셨다.
점점 비어가는 밭을 바라보며 마시는 술맛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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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종을 하려고 어두운데 야콘눈(관아라고 한다)을 낫으로 베어내고 있다.
모든 것을 내가  고생하여 농사지은 거라며 안스러워 하기 때문에  어두워진 밤에 낫으로 관아를 떼다가 야콘 하나라도 주우려고 돌아다니다를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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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가의 갈대가 어둔 밤이니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며 팔을 흔든다.
갈대도 이때의 초보농사꾼의 마음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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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자활후견기관의 지원팀이 3일 동안 캐주었는데도 답운재밭의 야콘을 다 못캐고 몇골이 남았다.
3일동안 애쓰신 분들에게 그리고  황천호 형과 황윤길 실장님께도 고마운 마음이다.

그리고 11월 8일

오늘도 성당분들이 도와주러 온다고 했는데 그만 아침까지 비가 왔다.
한참을 오다가 잠깐 그쳤다를 반복했다.
나 또한 마당을 나갔다가 들어왔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차라리 좍좍 쏟아지면 포기라도 하겠는데 이건 보슬보슬 내리니 아내랑 비를 맞고라도 둘이 캘까를 가름하게 된다.
마음이 초조했다.
이렇게 가을비가 온다는 것은 날씨가 추워진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당을 여러번 왔다갔다 하는데 전화가 왔다.
요안나 자매님이다.
이분은 도의원인 찬걸이 형의 부인인데 읍에는 비가 좀 그쳤는데 산골은 어떤지... 오늘 비오고 나면 추워져서 야콘이 얼텐데 비가 와도 캐자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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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우리 야콘 얼까봐 걱정을 하는지,,, 결국 비가 와서 차가 밭에 올라갈수 있는지 , 밭상황이 일할수 있을 정도인지 올라가보고 와서 연락을 주기로 했다.

산골의 야콘얼까봐 걱정이 대단하다.
결국 성당분들이 추위에 대비하여 옷을 단단히 입고 도착했다.
우린 먼저 올라가 야콘을 캐고 있었다.
비가 와서 땅은 조금 젖었지만 땅속까지 젖어 일하기에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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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개이지 않았고 추웠다.
그렇게 추운 날 고생한 덕에 달밭의 야콘은  다 캤다.
거의 다 캐갈즈음 기다렸다는듯이 비가 다시 오기 시작했다.

사목회장님 부부까지 오셔서 내 일처럼 이 추운 날 땅에 엎드려 야콘을 캐주었으니...
3일 내내 빠지지 않고 오신 베로 형제님,
내가 무릎이 아프다고 야콘박스를 다 싣고, 창고에 쌓을테니 걱정말라며 앞서 일을 하던 영철이 아버지...
그 분은 귀농 초에 우리 부부가 인쟁기로 씨름을 하며 어렵게 농사지을 때도 와서 쟁기를 끌고 하신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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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을걷이는 성당분이 많이 오셔서 도와주었고, 울진자활후견기관의 분들도 많이 도와주셨다.

이제 남은 곳은 달밭의 야콘과 답운재에 조금 남은 야콘, 그리고 새점밭의 조금의 야콘이 남아 있다.
그것들이야 아내와 매일 해나가면 된다고 본다.
더 이상의 도움은 미안해서 안된다.

성당분들이 모두 돌아간 시간이다.
아내와 한참동안 마당을 서성이다 돌아왔다.
아직도 도와주신 분들의 온기가 산골에 남아있는듯 훈훈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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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농사꾼 박찬득(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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