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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서울로 가는 전봉준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8. 11. 30.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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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선우가 선물로 받은 책이다.
선우도 그렇고 주현이, 나 모두 시의 취향이 엊비슷하다.

말이 어렵거나
아주 심오한 표현, 그러니까 머리를 잘 굴려야 겨우 이해할 수 있는 시집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더더욱 그렇다.
머리가 나쁘니 머리 쓰는 것을 싫어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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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시집을 받아들고 누구도 안읽었다.
취향에서 조금 벗어난 것이라서...

여기서 조심해야 한다.
우리집 식구들 취향이 안맞는다는 거지, 이 시인의 시가 좋지 않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안도현 시인이야 시단에서 이름이 알려진 시인이니 굳이 내가 사족을 달지 않아도 되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책꽂이에 꽂혀 있던 시집,,,

얼마 전에 내가 뽑아들고 읽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다지 감흥이 없더니 내 마음과 정신을 그가 말하려는 상황을 상상하며 읽어가니 나름대로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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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은 시집 속의 시 제목을 제목으로 뽑은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그 시를 소개해야 할 것같다.

서울로 가는 전봉준

눈 내리는 만경 들 건너가네
해진 짚신에 상투 하나 떠 가네
가는 길 그리운 이 아무도 없네
녹두꽃  자지러지게 피면 돌아올거나
울며 울지 않으며 가는
우리 봉준이
풀잎들이 북향하여 일제히 성긴 머리를 푸네

그 누가 알기나 하리
처음에는 우리 모두 이름 없는 들꽃이었더니
들꽃 중에서도 저 하늘 보기 두려워
그늘 깊은 땅속으로 젖은 발 내리고 싶어하던
잔뿌리였더니

그대 떠나기 전에 우리는
목쉰 그대의 칼집도 찾아주지 못하고
조선 호랑이처럼 모여 울어주지도 못하였네

그보다도 더운 국밥 한 그릇 말아주지 못하였네
못다 한 그 사랑 원망이라도 하듯
속절없이 눈발은 그치지 않고
한 자세 치 눈 쌓이는 소리까지 들려오나니

그 누가 알기나 하리
겨울이라 꽁꽁 숨어 우는 우리나라 풀뿌리들이
입춘 경칩 지나 수군거리며 봄바람 찾아오면
수천 개의 푸른 기상나팔을 불어제낄 것을
지금은 손발 묶인 저 얼음장 강줄기가
옥빛 대님을 홀연 풀어헤치고
서해로 출렁거리며 쳐들어갈 것을

우리 성상 계옵신 곳 가까이 가서
녹두알 같은 눈물 흘리며 한 목숨 타오르겠네
봉준이 이사람아
그대 갈 때 누군가 찍은 한 장 사진 속에서
기억하라고 타는 눈빛으로 건네던 말
오늘 나는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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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들아
그날이 오면 닭 울 때
흰 무명띠 머리에 두르고 동진강 어귀에 모여
척왜척화 척왜척화 물결소리에
귀를 기울이라

난 시가 쉽기를 원한다.
누구나 금방 읽어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는 시,
청소년들이 읽어도 , 어른이 읽어도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있는 시,
그 다음에 어떤 깊이와 향기로 받아들이느냐는 각자 샘물의 깊이 차이라지만,,,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세 권이나 된다.
이것도 읽고 싶고, 저것도 읽고 싶고 하여 건드린 책들..
오늘은 이 책, 내일은 저 책...

그러다 언제는 한꺼번에 거의 동시에 다 읽어 이틀 동안 세 권을 올린 적도 있다.
이제 곧 그 짝이 날 것같다.

주현이가 시를 좋아하고, 시 쓰는 것을 좋아한다.
가끔 도서상품권이 든 상을 타오기도 하고...
그래서 시집을 사주고 싶은데 마땅한 것을 발견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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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에 살면서 제일 아쉬운 점 중 하나가 대형 서점이고 대형(책이 겁나게 많은, 그리고 열람실도 좋은....) 도서관이 없다는 거다.
참 안타깝다

서울에 한번 가서 대형 서점에서 한 이틀 동안 책을 고르다 오고 싶다.
한동안 못했으니 애들 겨울방학이 되기 전에 한번 다녀오려고 한다.

이 시집은 다시 세월이 흐르면 다시 한번 읽어야할 것같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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