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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일기, 함께 날개짓해준 사람
+   [귀농일기]   |  2010. 6. 4. 14:25  


얼마 전에 아내가 책을 컴퓨터 책상에 놓고 밥하러 갔기에 들여다 보았다.
몇장을 흥미롭게 읽어가던중 ‘죽기 전에 해야 할 일 일곱 가지’라는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요즘에 하도 이런 제목을 내세운 책들이 많아 ‘이젠 독자들도 왠만큼 겁주는 제목이 아니면 들여다도 안보나보다’하고 씁쓸해했었다.

사람들도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보면 점점 점점 쎄져서 일거라는 생각을 하며 건성건성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하나 하나 읽어갈수록 내 이야기를 쓴 듯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대충보면,
첫째로, 생을 마치는 순간까지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것이다.
‘어? 이건 내 얘기 아냐?’


난 정말로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았다.
도시의 한 독방 사무실에서 지내는 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신입생 시절에는 저 독방(그때 소장실이 따로 있었기 때문에 우린 그렇게 불렀었다)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였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조금 일찍 독방에 들어앉았을 때 기분 참 좋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 기분좋음이 퇴색되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 박광수씨 말대로라면 난 거기까지만 해도 억세게 재수 좋은 사람인데 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지금껏 죽 해왔던 일을 과감히 던지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지금 하고 있다.
그러니 난 죽기 전에 해야 할 일 한 가지를 한 행운의 싸나이다.


둘째, 사는 동안 누군가에게 “저 사람은 미쳤어?라는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 그보다 멋진 일은 없을 거라고 적어 놓았다.

그러면서 작가는 자기 일에 미쳐 보지 않은 사람이 그 일을 자신있게 말할 수는 절대 없다는 것이다.

“햐, 이거 나를 모델로 쓴 거 아냐?”하면서 “이 친구 글 잘쓰는데.”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내 생각이랑 일치하는 말을 했다고 해서 글을 잘 쓰고 못쓰고라는 것은 아니지만 하도 나를 보는듯해서 그런 말이 절로 튀어나와 자판 위에 굴러다녔다.


내가 처음 귀농 얘기를 꺼냈을 때 이구동성으로 “미쳤어.”소리를 들었다.
나를 낳아주시고 죽으라 키워주시고 없는 돈에 머리에 투자하면 망할 일이 없다며 공부를 시키셨던 엄마도 “너 단단히 미쳤구나.”하셨고 며느리에게도 대놓고 “저 놈 미쳤으니까 애미야 이혼해라. 손자들이랑 너까지 고생시킬 수 없다”며 통곡을 하셨다.


그리고 며칠씩 밖에 외출도 안하셨단다. 기운이 없고 챙피해서...
그렇게 난 그 말, "미쳤다"는 말을 귀농 전에 원없이 들었다.


하도 많이 들어서 나중에는 그 말이 그다지 기분 나쁜 말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을 정도였다.

셋째, 살아있는 동안, 우리가 한번쯤 꼭 해봐야 할 일은 멀고 힘들다는 걸 알면서도 진정 목숨을 걸고 날갯짓을 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란다.

정말 그랬다.


자신의 의지대로 사는 삶을 열망했고, 그 선택이 어떤 시련과 고난이 동행할지 눈감고도 그려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그것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내 삶은 단 한번만 주어지기 때문에 뒤로 미룰 수도 없었고, 포기할 수는 더더욱 없었다.
그래서 난 날갯짓을 했다.


그 날갯짓뒤에 후폭풍이 어떻게 몰아칠지도 다 알면서 어린 아이들과 농사
도 모르는 마음 여린 아내를 데리고 난 내 꿈을 실현할 수 있다고 믿는 이 산골로 둥지를 옮겼다.

그러나 그 날갯짓에 늘 내 옆에서 같은 진동과 폭으로 함께 날갯짓을 해주어 그 길이 결코 외롭지 않게 해준 사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내는 그렇게 나와 같이 힘든 날갯짓을 해주었다.


그 책을 다 읽었을 때, 아내는 따뜻한 국과 밥을 차려놓고 나를 불렀다.
난 뜬금없이 “고마워. 잘 먹을께”했다.


아내는 그 말이 어떤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함께한 날갯짓에 대한 깊은 내 마음 속 표현인지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 같았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에서!!


귀농 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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