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봄이 되면 산야초 효소꺼리 먼저 채취하기 시작하고 그리고 밭준비가 끝나는대로 야콘과 고추, 고구마를 심는다.
언 땅이 녹고 파릇파릇한 새싹이 나오면 시작이다.
오늘은 일하는 중간에 산야초 효소 꺼리를 채취하기로 했다.
아내가 낫을 간다.
낫이라는 것도 처음 잡았을테지만 귀농하고 낫놀리는 솜씨가 나보다 더 노련했던 아내라서 그런데 낫을 가는 것도 고수같다.
아내 말이 뭣도 모르고 간다고 했다.
그래도 고수처럼 중간중간에 날을 공중에 올려서 눈을 째려 보기도 하고 슥 손으로 날을 만져도 본다.
사실 나는 왼손잡이라서 남들이 보면 어설프다고 한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말이다.
아내가 낫을 갈고 난 하던 일을 마무리 하고 내려와 머위를 채취했다.
머위는 우리 집 바로 뒷산에서 나고 그리고 달밭 제일 위와 산이 겹치는 그 골짜기에 많이 난다.
땀이 등골을 흐르면 허리를 펴고 먼 곳에 눈을 두면 보이는 것이 통고산 자락이다.
또 집 바로 뒤에도 머위가 나지만 거의를 훨씬 위의 달밭 사이 골에서 많이 나기때문에 그 골은 서늘한 바람이 부는 곳이라 일하다가 골로 더 들어가면 더위를 가실 수 있다.
또 아내와 이런 저런 이야기하며 채취하다 보면 내년의 계획도 세우고, 올해의 지난 일도 돌아보기도 한다.
그래서 지루함이 없다.
물론 이땅 전체는 약을 치지 않으니 그냥 채취해서 씻으면 된다.
아내와 머위를 채취하면 그 냄새가 향긋하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머위향이 참 진하다는 생각이 든다.
머위를 자르고 나르다 보면 작업복에 진이 묻는데 이것은 잘 안지워진다.
햇살에 풀이 꺾여 머위가 기를 못쓰고 있다.
주로 아침 일찍 채취를 하는데 오늘은 다른 일을 하느라 햇살있을 때 하게 되었다.
이제 퇴근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모양이다.
깔때기들이 달라들어 자꾸 깨문다.
자루에 담아서 지고 내려가야 한다.
아래 산야초 효소실 옆 세척실에서 씻어서 효소를 담으면 된다.
이렇게 산에서, 들에서 나는 것들을 채취해 효소를 담으면 기분이 좋다.
산야초 효소를 다 담고 집에 올라오니 이마에 깔때기가 물려 다 부풀어올았다.
아내는 멀쩡한데 난 늘 그 작은 벌레에 쩔쩔맨다.
내가 땀을 많이 흘리다보니 그런 벌레들이 달라드는 것같다.
지들도 먹고 산다는데...
이마가 하도 긁어서 얼얼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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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