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20일
난 오지를 좋아한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좋아하듯 땅도 누구도 크게 손상시키지 않은 곳을 좋아한다.
누군가가 나의 이런 성향을 알고 어디가 참 오지더라, 어디가 정말 끝내주더라 하는 말을 들으면 간단한 약도만으로도 우린 바로 확인사살에 돌입한다.
한번은 산골아낙에게도 말도 안하고 나섰다가 어두워지고 밤이 되어 집에 오니 난리가 났었던적도 있었다.
실종신고를 한다고 동네 형에게 말하고 난리였다.
처음 가려고 한 것이 아니고 볼일 보러 나갔다가 그 생각이 탁 나면 바로 돌진...
핸드폰이 안터진는 곳이니 연락할 방법도 없고 금방 갔다오면 되지 하고 나섰다가 그렇게 된 적도 몇번 있었다.
아내는 그런 남편과 살아서 알아서 감잡으면 좋겠는데 꼭 걱정을 하고 별별 상상을 다하고 기진맥진해 있곤 한다.
이젠 나이도 먹고 했으니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 아직도 그 오지가 부르는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그 근성은 못고치고 있다.
어제 논산의 이원무 신부님이 오셨기에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새점 밭을 구경시켜 드렸다.
새점밭은 바로 불영계곡과 접해 있어서 풍광이 좋다.
신부님과는 통하는 것이 많아서 말씀드렸더니 가보자고 하신다.
아내랑 새점밭으로 가서 밭을 보고 우린 불영계곡을 걸었다.
신부님도 풍광이 좋다고 하신다.
불영계곡의 물소리가 힘차다.
불영계곡은 겨울에도 을씨년스럽지 않다.
겨울에도 늠름하면서 멋지다.
새점밭 바로 옆이 이 사진의 모습이다.
신부님과 계곡을 걸으며 이런 저런 오지 이야기를 하며 한바탕 웃었더니 계곡도 쩌렁쩌렁 울리는듯했다.
사람과 사람
계곡물과 사람
모두 한데 어우러져 이야기꽃을 피웠다.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