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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아낙의 책이야기--효재처럼 살아요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9. 11. 29. 00:40  



"이제 읍에서 산골로 돌아가야 한다.
어둔 길을 차의 두 눈에 의지하고
그리고 달빛에 의지하여, 나  나의 둥지로 돌아간다.
내 옆 좌석에는 오늘 산 책들이 동행한다.
사람보다 더 편안한 상대라면 내가 너무 솔직했나?

2009년 10월 13일 화요일


배동분 소피아 "

****************************************


이 글은 이 책을 한 장 펼친 곳에 써 두었다.

그날 몇 책을 몇 권 사왔는데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내가 좋아하는 떡을 찾아가는 것보다 더...ㅎㅎ


이 책이 나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TV에서 이 분의 방송을 잠깐 보아서 대충은 내용을 알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다 지난달 수원의 농업연수원에 교육을 갔었는데 강의장 바로 옆에 책방이 있었다.
책을 빌려주는 곳...책을 그곳에서 볼 수도 있고,
교실 두 개 정도를 튼 작은 규모였으나 며칠 교육이 이루어지는 경우 빌려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은 정말 잘 한 것같았다.





그곳에서 들어가 책을 둘러 보다 이 책을 발견하고 사서 보기는 내용을 대충 알다보니 아깝고 잘 되었다는 생각에 빌려 읽었는데 앞 부분만 조금 읽다 돌아왔다.


그런데 왠지 끌리는 그런 여백같은 것이 있다.
그래서 바로 한 권을 샀다.

사는데 많은 고민을 했다.


이 분이 책을 세 권 정도 낸 것같은데 그 중 한 권이랑 이 책이랑 정가가 똑같았다.

이 책은 글이 얼마 없고 그저 사진이 다 차지하는 그런 편집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그 책은 이 책보다 두 배 크기 그러니까 잡지판형의 책이고 글도 그림도 빼곡히 아주 묵직할 정도로 많이 수록되어 있다.

전자는 문학동네에서 낸 것이고, 그것은 어느 잡지도 내는 그런 출판사에서 낸 책이다.


망설임...

그러나 왠지 잡지냄새나는 책을 사기는 아까웠고 무엇보다 문학동네를 믿었다.

그렇게 망설임끝에 산 책...
이 책을 산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이 책의 순서는 이렇다.

1.  어린 시절
2.  선물
3. 살림 이야기
4. 아름다움에 대하여
5. 부부이야기
6. 나이듦에 대하여


작가를 소개하면


성북동 길상사 앞 한복 숍 '효재'에서 혼수 한복짓는 한복 디자이너이자, 보자기 하나로 온갖 것 예술처럼 싸는 보자기 아티스트이다.
살림만큼 창조직인 이이 없다며 입는 거, 먹는 거, 집 꾸미기까지, 사소한 일상을 아름다움으로 만들어가는 창조적인 주부로 살다 보니 '살림의 여왕' '한국의 마사 스튜어트' '한국의 타샤 튜더' '자연주의 살림꾼' 등 온갖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이 시대의 진정한 라이프 스타일리스트이다.


우리 보자기를 전 세계에 알리는 것과 아이들 동화책을 쓰고 싶은 즐거운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다시 산속으로 들어가서 자연으로 살림하며, 더 나이 들면 꼭 만화를 그리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효재처럼' '효재처럼, 보자기 선물' 어린이 동화책 '나는 치마저고리가 좋아'가 있다.

이것이 책 날개에 소개한 글이다.


이렇게 작가를 소개하면 내가 굳이 이 사람을 소개하는데 애를 안써도 되니 이렇게 먼저 소개한 것이다.

우선 이 책을 읽으며 여자의 일생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다.
거의 대부분은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 기르고 한다.


그런데 작가는 아이가 없다.


" 내게 아이가 하나 있다며, 그 아이는 남자아이다.
벼락스러운 남자아이가 혼날 짓을 하면,
마당 한구석에 모래밭을 만들어놓고 그리로 불러내서 두들겨 패겠다. 이마도 쥐어박고.
그러면 그 아이는 모래밭으로 꼬꾸라지겠지.
이마엔 모래가 박힐 것이고.
나는 스스로 일어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울먹이는 아이의 손목을 잡고 데리고 들어와서
대야에 따뜻한 물을 받아서 씻겨줄 것이다.
그리곤 꼭 삶아 빤 하얀 난닝구와 하얀 빤쯔를 입혀서
잠 재우고.
아이가 자라서 학교 갈 때쯤이면
유치원은 보내지 않고 제 아니 꽉 찬 여덟 살에
오솔길을 한참 걸어가야 하는 시골 초등학교에 보내겠다.
어쩌다 하는 서울 나들이엔 어리버리 촌놈 짓을 하겠지.
그런 남자아이의 엄마이고 싶었다."(본문 28쪽)


위의 글로 보아 아이를 갖고 싶으나 안타깝게 그렇게 되지 않은 것같다.
위의 글을 읽으며 아이가진 엄마로서 마음이 많이 아렸다.


그래서 인형의 옷도 만들어 입히는 등 인형을 갖고 노는 중년이라고 해야 할 것같다.

그래서 남는 시간에 살림을 하고, 옷을 짓고, 보자기로 싸고, 인형옷을 만들어 입히고, 꽃을 가꾸고 풀을 매고... 그런다고 했다.

이 책은 한옥에서 사는 모습이 소개되고 있다.


한옥의 고즈넉함과 여인네의 섬세한 손길이 만들어낸 분위기는 참으로 멋스럽고 여유롭고, 여백의 미를 한껏 나타낸 그런 모습이다.

책에 글이 많지 않기 때문에 큰 사진이 주는 이미지와 잘 어우러진 경우라 할 수 있다.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길을 멋지게 가는 사람을 보면 참 부럽다.


아이가 없지만 그 남는 시간에 그렇게 부지런을 떤다고 했지만 남는 시간에 그렇게 수를 놓고, 풀을 뽑고, 화초를 기르고 , 인형옷을 만들어 입히고, 음식을 잘하고, 바느질을 잘하고...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지 않나 생각한다.


예전부터도 그랬지만 나이들수록 더더욱 혼자서도 아주 잘노는 것이 제일 멋져 보인다.

이 책은 당분간 내 가방 속에 담겨다닐 것같다.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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