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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풍경 _해당되는 글 42건
2008.12.31   귀농풍경--새해에는... 
2008.12.24   귀농풍경-- 이렇게까지 기를 썼던 것을... 
2008.12.21   귀농풍경 -- 산골소녀의 시 
2008.12.18   귀농풍경-- 산골소녀의 책 스타일 
2008.12.16   귀농풍경 -- 실내 분위기가 맘에 드니?? 
2008.12.14   귀농풍경 -- 솔잎 생선찜 
2008.12.13   귀농풍경 -- 멀리서온 벗을 만나는듯... 
2008.12.13   귀농풍경 -- 법정 스님 주례사 
2008.12.10   귀농풍경 -- 자연에서 들이다....... 
2008.12.08   귀농풍경 -- 산골의 김장하기 2

 

귀농풍경--새해에는...
+   [산골풍경]   |  2008. 12. 3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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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눈을 떴습니다.
커텐을 열어 밖을 봅니다.
어제의 그 세상 그대로인데 마음은 급해집니다.

오늘이 한 해의 마지막 날이고 신은 내일부터 또 한번의 기회를 내게 주시겠지요.
그것이 미안스럽고, 황송해집니다.
이렇게 덥석덥석 받아서 잘 살았는지를 돌아보니 마음이 급합니다.

급하나마나 오늘이 한 해를 갈무리해야 하는 날입니다.
커텐을 다시 닫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바람은 매섭게 내게 다구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갈무리를 제대로 못하면서도
'새해에는...'이라는 말을 자꾸 떠올립니다.
마무리도 안하고 뭘 시작하겠다는 심산이지요.

그렇습니다.
지난 날은 과거니까 없는 것이고 앞으로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으니 국물 먼저 마실 것없고 지금 , 지금만 생각하려고 합니다.
오늘은 그래도 가족끼리 촛불켜고 한 해를 정리하려고 합니다.
새해에 대한 꿈도 서로 말하고 바램도 나누면서 산골생활에 윤기를 더하기 위한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리고 프랑스 시인 빅토르 위고의 <씨 뿌리는 계절>을 읽고 또 읽으며 새해를 다짐해 봅니다.

<씨 뿌리는 계절>


지금은 황혼
나는 문간에 앉아
일하는 마지막 순간을 비추는
하루의 나머지를 찬미합니다.
남루한 옷을 입은 한 노인이
미래의 수확을 한 줌 가득 뿌리는 것을
밤이슬에 젖은 이 땅에서
마음 흐뭇하게 쳐다 봅니다.

그의 높은 그림자가
이 넓은 밤을 가득 채우니
그가 세월의 소중함을
얼마나 믿고 있는지 우리는 알겠습니다.

농부는 넓은 들판에
오고 가며 멀리 씨를 뿌리며
별나라에까지 멀리
씨뿌리는 이의
장엄한 그림자를 드리워 줍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귀농풍경-- 이렇게까지 기를 썼던 것을...
+   [산골풍경]   |  2008. 12. 2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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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커피를 끊으려고 노력중이다.
사실 커피를 끊은 경험을 딱 두 번 있었다.

선우랑 주현이를 가졌을 때,,,
직장다니는 사람이 자판기 커피를 끊는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어쩌랴.

'새생명을 위해 그까짓 커피쯤이야' 하고 생각하고 그렇게 두 번에 걸쳐 약 2년 동안 커피를 끊는 일은 참으로 힘들었다.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들어올 때는  다들 한 손에 자판기 커피를 들고 냄새를 있는대로 풍기며 온다.

그러니 그게 사람 죽인다.

그렇게 커피를 끊었다가 선우, 주현이를 낳자마자 마시던 그 커피맛....

그리고 쭈~~~~~~~욱 마시다가 요즘 서서히 줄이고 있다.
최근 며칠 동안 한 컵 정도로 그 고통(?)을 달랜 것이 전부다.

귀농하고는 커피를 안마실 것같았지만 이제는 초보농사꾼과 같이 행동하다보니 더 마셨다.
같이 차 한잔 하면서 이런 저런 오늘 일도 분담하기도 하고, 상의하기도 하고 ...
그뿐인가.

하루 농사 일이 끝나면 책읽으며 한 잔 , 그리고 홈의 사랑방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한 잔 더!!!
그러다 보니 평균 하루에 4잔은 기본이었다.

답운재밭은 차를 타고 가는 밭이다.
그러니까 그 밭에 가려면 준비도 많다.
마실 물부터 시작하여...
거기에 커피를 끓여 넣어다녔는데 그것도 바쁠 때는 어려웠다.

그렇다고 안마실 수는 없고...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밭에 갈 때 들고 다니는 바구니에 커피 믹스 몇 개랑 평소에 안쓰는 종이컵을 넣어다닌다.
그런 다음 햇살이 따가운 점심때, 밥을 먹고 나서 저렇게 잔머리를 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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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물도 그 시간이 되면 뜻뜻해지니까 일단 그 물에 커피를 탄다.
그런 다음 야콘이 자라고 있는 옆에 놓아둔다.
그러면 햇살이 나머지는 해결해준다.

그렇게 해서 마시는 커피 맛이란....

이렇게까지 기를 쓰며 마셨던 커피를 끊고 있는 요즘... 담배 끊는 사람들의 금단현상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느끼며 살고 있다.
어제는 하도 힘들어서 주현이가 자빠지게 좋아하는 영국 아줌마가 보내주신 잎차를 마셨다.

참 좋다.
향기도 튀지 않고, 맛도 튀지 않고...
그 차를 마시며 새해에는 내 삶의 향기도 그렇기를 희망해 보았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풍경 -- 산골소녀의 시
+   [산골풍경]   |  2008. 12. 21.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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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날더러 따라오라는 너의 말에,
네 뒤를 따라 한적한 곳으로 갔지.
그리고 넌,
그 일을 시작했어.

쉴 새 없이 내두르는 너의 혀
그것에 맞춰 휘둘러지는 내 마음
내 상태를 말해줄까?

이젠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아
그저 멍하니 춤추는 너의 혀를 보고 있을 뿐
이젠 눈몰도 흐르지 않아
그런데 내 마음에 흐르는 이건 뭘까

넌 너의 혀가 무척 자랑스럽겠지
비수로 변해 마음에 상처를 내는 그런 혀가

혹시, 너 그거 아니?
넌 오늘 사람 한 명을 죽인거야.


산골소녀 주현이가 일전에 상을 탔다는 시인데 이번에 학교신문에 났기에 올려봅니다.
선우는 글을 좀 쓰는 편인데 주현이는 그에 못미치기에 이 아가씨는 글은 아닌가보다 했는데 시를 조금 쓰네요. (자랑입니다. ㅋㅋㅋ)

우리 집안에 운문은 전혀...
초보농사꾼이
"아가야, 시를 더 배고프다..."하며 웃습니다.

선우가 작가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초보농사꾼이
"선우야, 배고프다."했었거든요.

그런데 시는 더 배고프다고 하여 산골가족 모두 웃었습니다.
'상처'라는 시를 읽으며 제 스스로를 반성해 봅니다.
나 역시 주현이에게 세 치 혀로 상처준 적이 있었을텐데...하고 말입니다.

"주현아? 혹시.... 혹시,,, 너 ..이거 엄마를 모델로 쓴 것은 아니지???..."했더니 아니라고 안하고 웃네요.
이거 심히 걸리는 부분입니다.^^

주현이는 운문은 관심이 있는 모양인데 중학생들이 읽는 시집을 사주면 관심을 안보이네요.
선우 역시 내가 읽는 시집을 좋아하지 중고등학생이 읽어야할 시 라든가 그런 것은 싫은 모양입니다.

어떤 시집을 사주어야 하는지 이번에 모임차 서울가면 광화문 교보에 들리고 싶은데 시간이 되려는지 ...
무슨 일이 있어도 교보에 가보고 싶네요.
내 책도 구경하고,
애들 책도 적어오고...생각만 해도 뿌듯합니다.

오늘은 주현이 덕분에 저녁기도 중에 내가 상처준 이를 위한 기도를 하고 자게 생겼습니다.
아이가 스승입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이 사진은 귀농하고 오두막에서 살 때 찍은 사진인데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사진이라 내가 좋아합니다)


 
 
        

 

귀농풍경-- 산골소녀의 책 스타일
+   [산골풍경]   |  2008. 12. 18.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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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전 아니, 애들이 아가 일때부터 책읽어주는 일은 가장 중요한 일로 여겼었다.
그 후로 계속 책을 읽어주고 읽히고...
귀농하고 나니 더 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 하게 되었다. 애들이...
자연에서 놀다 들어오면 바로 책을 읽고 좋아했다.

산골소녀인 주현이는 책을 읽다가 자기가 좋아하는 구절이나 엄마가 좋아할만한, 아니면 엄마가 알면 좋을만한 구절이 나오면
꼭 읽어준다.

오늘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책을 읽으면서 신화 이야기를 읽어준다.
그러다 내가 조금이라도 한눈을 파는 것같으면 내용을 묻는다...(이게 고문 ...ㅎㅎ)

그런가 하면 선우는 다 읽고 내용이나 그 안의 어떤 부분에 대해 말로 설명해 준다.
그러다 나중에는 자기의 감동을 말하고...




두 놈의 책읽는 스타일이 참 다르다.
선우는 역사쪽 등을 아주 좋아하고, 주현이는 싫어한다.
주현이는 아무래도 여자라 그런지 감동적인 것을 좋아하고,
선우는 눈물 찔끔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없는 것을 싫어한다.

두 놈의 취향이 이러다 보니 책을 선택할 때 무지 신경쓰인다.
그렇다고 두 취향 따로따로 구입하는 것은 돈이 조금 더 들고...

이제 중2, 고1이니 따로 취향따라 구입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가끔 취향에 따라 사주기도 한다.
중간중간 당근의 역할을 하니까....

책값이 비싸서들 책사주는 것이 그렇다고 한다.
그러나 책값만큼 투자에 좋은 자산은 없다고 본다.

책은 단순히 대학 논술이나를 위함이 아니다.
평생을 자녀들이 스승으로 삼고, 행복을 끌어안고 산다고 생각하면 껌값밖에 안된다.

주현아,,,

오늘 책읽어줘서 고마워.
덕분에 신화에 나오는 신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구나...

(이 사진은 2005년 어두막에서 화롯가에서 책을 읽는 산골소녀 주현 낭자))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귀농풍경 -- 실내 분위기가 맘에 드니??
+   [산골풍경]   |  2008. 12. 1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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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에 살면서도 화초와 꽃화분을 아주 밝힌다.
산중에, 꽃밭에 피어나는 것 따로, 화분에서 앙증맞게 자라는 것 따로다.

그래서 일일이 화분에 꽃을 심고 화초를 옮겨 심고 한다.
그런데 서리가 오기 시작하자 숙제가 생긴 것이다.

밖의 화분을 씻어서 흙을 좀더 보충해준 다음 집 안에 들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가을걷이가 늦도록 이어지고 일은 무슨 영어책 제목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있으니 볼 때마다 중얼거렸다.

'조금만 기다려, 오늘 야콘만 캐고 집안에 들여줄께....'
겨우 된서리가 오고 나서야 집 안으로 들여 놓았다.
처음에는 쥐죽은듯 있더니 지금은 싹을 내밀고 키를 키우고 제 할일을 신바람 나게 잘 한다.

그런가 하면 뭐가 맘에 안들었는지 그만 시들시들하더니 생을 접은 놈도 있다.
작은 우주공간(화분)을 비워 놓고 가면 한동안 맘이 쓰인다.
생명 붙은 것은 그래서 책임이 따른다.

아무래도 그애의 생태를 잘 파악 못해서 죽인 거니까...
물을 많이 주었던지, 너무 따뜻한 방안에 두어서 그런다던지...

이제 남은 놈들에게 온 신경을 쓴다.
지들끼리 조화롭게 잘 지내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우리 겨울을 잘 나고 봄에 밖의 세상으로 힘차게 나아가자...'
오늘도 물을 주며 생색이나 내려는듯 그렇게 중얼거렸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풍경 -- 솔잎 생선찜
+   [산골풍경]   |  2008. 12. 14.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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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울진 본당 신부님이 다녀가셨다.
선우(아론)가 늘 아버지처럼 따뜻하시고 자상하신 분이라며 무지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이기도 하다.
물론 나도 그렇지만 선우는 아주 열을 내며 신부님의 품성에 대해 토해내곤 한다.


사람은 살면서 길 위에서 누구는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고 한 말이 선우의 모습을 보면 더 생동감있게 느껴진다.
선우는 신부님의 모습을 보며 가치관을 보다 더 세밀하게 따뜻하게 세우고 있을 것이다.

아론이 있을 때 신부님이 오셔서 참 좋았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저녁식사를 부랴부랴 준비를 했다.

특별히 음식 솜씨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저 정성껏 , 마음으로 준비하면 될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후다닥 저녁을 준비했다.
저녁 식사를 하시고 차도 한 잔 마시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부님이 가시고 나니 설거지 작업으로 바로 투입이 안된다.
누군가 떠나고 나면 그 향기와 여운이 남는다.


더군다나
사제가 다녀가시고 나면 더더욱 그 향기와 여운이 짙고 짙어서 바로 일을 시작 못한다.

그래서 음악을 들으며 왔다갔다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그렇게 거실을 돌아다녔다.


귀농하고 나에게 있어 신앙은 내 몸뚱아리의 뿌리요, 내가 기대는 기둥이요, 내 삶을 밝히는 등장불이다.
귀농 전에도 매일 미사를 다니며 힘찬 신앙생활을 했지만 연고도 없는 낯선 곳으로  귀농후의 그것은 또 다른 의미다.

이제 마음을 잡고 설거지를 하는데 냄비가 랜지 위에 많다.


그 중 하나는 뭐지??하고 열었는데...

앗!!~~#^%$*&#@!


신부님 드린다고 그 어둔 언덕으로 올가다 솔가지를 따다가 서울에서 어머님이 공수해 주신 맛난 생선을 쪘다.
솔향도 향기지만 기름을 넣지 않고 이렇게 찌면 아주 담백하고 생선의 고유한 맛을 솔향과 함께 느낄 수 있어 정성껏 쪘건만
까맣게 잊고 식사를 드렸으니...


이거, 이거...


아쉽다.
산골에 오셨으니 솔향기와 담백함을 드리고 싶었는데...
뭔 반찬이 그렇게 많았다고 해놓은 생선도 못드리고 난리인지...

놀라는 나를 보더니 무슨 일이냐고 초보농사꾼이 달려온다.
사실을 말하니...
오늘은 망치 이야기를 안한다.


내가 너무 아쉬워 하니 그 농담은 안하는 것으로 보아 나를 읽은 것같다.

나의 생각을 손이 잘 알아주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풍경 -- 멀리서온 벗을 만나는듯...
+   [산골풍경]   |  2008. 12. 1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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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낯선 차가 들어섭니다.
연락없이 손님이 오시나보다 했습니다.
누굴까...

애들이 더 긴장합니다.
주말에 모르는 사람이 느닷없이 오면 좀 그런가 봅니다.
가족끼리 주말에 있고 싶어 하는 아이들 마음을 아는지라 ...

그런데 우체국 아저씨가 오토바이를 안타고 오늘은 근무를 안하는 날이라 차로 택배를 배달해 주십니다.

받아보니 미국의 친구 영렬이가 보낸 것입니다.
선우가 먼저 봅니다. 영렬이모라고...

선우에게 주소를 찢지 말고 그대로 오려달라고 했습니다.
친구의 글씨를 보니 울컥합니다.

친구의 글씨를 보자 친구를 만난듯 그렇게 울컥한 것입니다.

친구의 필체....
예전의 그모습 그대로입니다.
우리의 우정처럼...

친구는 내가 귀농하고 힘든 일을 하니까 마음을 보통 쓰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 미국에서 하늘마음농장 홈을 열어 놓고 나를 걱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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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우리 부부가  아프니까 약이랑 내 썬크림(^^) , 화장품,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스타벅스 원두커피... 등을 챙겨 보냈습니다.
안그래도 편지를 보내고 싶어했던 내 마음이 들킨 것같아 마음이 술렁였습니다.

친구의 필체를 사진을 찍었습니다.

친구, 벗이란 이런 것이지요.
진정 친구라고 할 때는 이런 모습이어야 합니다.

어떤 때는 '은인'이라고 초보농사꾼 앞에서 , 그리고 남들 앞에서까지 몇 번이고 말하고는
이제는 '너 없이도 이제는 잘 적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 되자 같은 입으로 ....
그런 사람은 친구라고 하면 안된다고 봅니다.

그저 사회에서 만나 자기 궁하면 그랬다가, 처지가 조금 달라지만 이러는 그런 사람은 친구라는 단어를 붙이면 좀 그렇다고 생각해요.

벗이란...........
흐르는 물처럼 ,
하늘의 별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그 빛이어야 하는 것이지요.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그물에 걸리는 않는 바람처럼 말입니다.

오늘 내 귀한 벗의 글씨를 보고 난 그를 만난듯 좋아했습니다.

**********************

어제도 그랬습니다.
한 권의 책을 택배로 받았습니다.

막 읍으로 나가려고 시동을 거는데 우체부 아저씨가 전해주십니다.
일단 급하니까 읍으로 달리다 운전중에 뜯으려니 잘 안됩니다.

불영계곡 국도가에 차를 세우고 뜯어 봅니다.
조심조심, 두근두근...
책인줄을 미리 알았습니다. 알려주어서...

무슨 책일까...

책을 뜯어 보니 내가 좋아하는 달라이라마의 책입니다.
가슴이 잠깐 대어 보았습니다.
보는 것만으로, 가슴에 대어보는 것만으로도 넉넉해지기 때문입니다.

집에 돌아와 한 장을 열어 보니 한 장 가득 글도 써있습니다.
얼마나 고맙던지요.
누군가 나를 위해 책을 두 시간이나 서점에서 골랐다면..............
황송했습니다.

벗이란,,,
그리고 만남이란...

오늘의 화두입니다.

복많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풍경 -- 법정 스님 주례사
+   [산골풍경]   |  2008. 12. 13.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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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일찍이 안 하던 짓을 하게 됐다.
20년 전에 지나가는 말로 대꾸한 말빚 때문이다.
사람은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사람만이 책임을 질 줄 안다.

오늘 짝을 이루는 두 사람도 자신들이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믿음과 사랑으로 하나 되어 세상에 서겠다'고 했으니(청첩장에 박힌 그들의 말이다) 그 믿음과 사랑으로 하나 되어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무릇 인간관계는 신의와 예절로써 맺어진다.
인간관계가 단절되는 것은 그 신의와 예절을 소홀히 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같은 공간대, 같은 시간대에서 부부로서 만난 인연을 늘 고맙게 생각하라.
60억 인구이니 30억 대 1의 만남이다.
서로 대등한 인격체로 대해야지 집 안의 가구처럼 당연한 존재로 생각하지 말라.

각자 자기 식대로 살아오던 사람들끼리 한집 안에서 살아가려면 끝없는 인내가 받쳐 주어야 할 것이다.
자신의 입장만 내세우지 말고 맞은편의 처지에서 생각한다면 이해와 사랑의 길이 막히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화가 났을 때라도 말을 함부로 쏟아버지리 말라.
말은 업이 되고 씨가 되어 그와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결코 막말을 하지 말라.
둘 사이에 금이 간다.
누가 물싸움을 칼로 물베기라고 했는가.
싸우고 나면 마음에 금이 간다.
명심하라.
참는 것이 곧 덕이라는 옛말을 잊지 말라.

탐구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그 누구를 물을 것 없이 신속 정확하게 속물이 되고 만다.
공통적인 지적 관심사가 없으면 대화가 단절된다.

대화가 끊어지면 맹목적인 열기도 어느덧 식고 차디찬 의무만 남는다.
삶의 동반자로서 원활한 대화의 지속을 위해, 부모님과 친지들이 지켜보는 이 자리에서 숙제를 내주겠다.

숙제 하나,

한 달에 산문집 2권과 시집 1권을 밖에서 빌리지 않고 사서 읽는다.
산문집은 신랑 신부가 따로 한 권씩 골라서 바꿔 가며 읽고 시집은 두 사람이 함께 선택해서 하루 한 차례씩 적당한 시간에 번갈아 가며 낭송한다.

가슴에 녹이 슬면 삶의 리듬을 잃는다.
시를 낭송함으로써 항상 풋풋한 가슴을 지닐 수 있다.
사는 일이 곧 시가 되어야 한다.

1년이면 36권의 산문집과 시집이 집 안에 들어온다.
이와 같이 해서 쌓인 책들은 이 다음 자식들에게 어머니와 아버지의 삶의 자취로, 정신의 유산으로 물려주라.
그 어떤 유산보다도 값질 것이다.

숙제 둘,

될 수 있는 한 집 안에서 쓰레기를 덜 만들로고 하라.
분에 넘치는 소비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악덕이다.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될 꼭 필요한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아예 집 안에 들여놓지 말라.

광고에 속지 말고 충동구매를 극복하라.
가진 것이 많을수록 빼앗기는 것 또한 많다는 사실을 상기하라.
적게 가지고도 멋지게 살 수 있어야 한다.

********************************

이것이 어찌 이제 결혼하는 새부부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겠는가.
새부부에서 지금은 낡을대로 낡은 부부지만 마음은 늘 새로운 날을 짓는가, 그렇지 못하는가로 나이든 부부들은 반성할 일이다.

스님께 내주신 숙제도 의미가 있다.
요즘 한 달에 한 권의 책도 안사서 읽는 사람이 많다는 뉴스나 통계를 보면 아쉬움은 남는다.

책은 사서 읽는 것과 빌려 읽는 것의 차이는 엄청나다.
물론 꼭히 또 읽을 필요가 없을 때에는 빌려서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두고두고 읽고 나중에 아이들까지 읽기에도 손색이 없는 고전이나 좋은 책들은 사서 읽는 것이 좋다.

오늘 이 주례사를 다시 한번 읽으면서 내게 있어 남편은 , 남편에게 있어 나는 어떤 존재로 남아야 하는지를 생각하며 다짐을 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 글 또한 책에서 얻었으니 책은 더없이 좋은 스승이고 채찍이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풍경 -- 자연에서 들이다.......
+   [산골풍경]   |  2008. 12. 10.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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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스리기에 제일 좋은 방법은 단연 산책이다.
말이 산책이지 어슬렁거리기에 가깝다.

술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기도 하고, 주위의 찔레 열매 등에 말을 걸기도 하고, 바쁜 아낙의 손을 기다리다 떨어진 모과를 주워 주머니에 넣기도 하고, 된서리 맞고 달려있는 꽃사과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하고...

그 어슬렁거림은 어쩌면 한 편의 여행조각이다.
만나는 도반들이 이토록 다양하고, 마음으로 전해지는 향기가 명품 향수 이상으로 코를 기분좋게 만들어 주니 여행조각이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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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어슬렁거리다 보면 어느새 야속함이나 배신감에 파리해지던 마음도 모닥불 사그러들듯 잦아든다.
걷고 걷고 또 걷고...
그러다 저 호수밭 끝에 보이는 산소가 나타나면 그답 되돌아 내려온다.
난 산소를 무서워한다.

오늘은 그렇게 조각여행을 하다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내밀고는 자연을 꺾어왔다.
들에 흔한 거지만 그것도 자연에서 건지는 것이라 귀농하고부터는 내가 건진만큼 자연의 균형이 깨지지 않을까를 걱정하게 된다.

산에서 내려와 시어머님의 어머님이 쓰셨다는 작은 단지에 그들을 담으니 무궁화 다섯 개 붙인 호텔 로비의 꽃꽂이보다 아름답다.
가만 들여다 보면 어느 것 하나 표정 없는 것이 없다.

아기 천사 아래 두었더니 천사도 추해 눈빛이 흐릿하다.
천사가 그 정도인데 인간이야....

요즘 자연에서 들인 것들을 보며 마음이  호강을 하고 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풍경 -- 산골의 김장하기
+   [산골풍경]   |  2008. 12. 8.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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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이면 누구나 김장철이 되면 걱정부터 되지요.
게다가 손님이 많이 오시거나 대가족의 경우는 그 정도가 더 진할 것이구요.

저 역시 걱정이 됩니다.
귀농 전에는 친정 엄마랑, 언니들이 와서 다 해결을 해주었기때문에 김장철이 되어도 걱정도 안하고 편하게 살았지요.

그러나 귀농하고는 산골에 오시는 손님이 많고, 우리 가족 역시 김치를 좋아해서(나의 강압에 못이겨 먹다가 지금은 아주 잘 먹고 있지요^^) 왠만한 가정에서 하는 김장보다 배 이상을 해야 합니다.

올해는 유심히 늦도록 가을걷이를 했고, 가을 걷이 후 밭정리며 그리고 봄처럼 밭을 다시 갈아서 다른 작업을 하느라 무지 바쁜 하루하루였습니다.

그런데 나보다 더 걱정을 하는 분이 있었으니...
이웃 동네의 병도 형인데 그 분은 배추를 매해 친환경 인증을 받아 농사를 짓지만 올해도 밭을 갈아 엎게 되었습니다.
그게 농사짓는 분들의 현주소입니다.

그렇게 힘들게 농사지어서는 늘 우리 가족 배추를 챙겨둡니다.
그렇게 해발이 높은 밭에서 직접 뽑아다 창고에 두고는 언제 할거냐며 걱정까지 해줍니다.

아직도 밭에서 그러고 있다는 소식을 접수하더니 아예 우리 것을 절이기 시작했습니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하던 일을 두고 달려가 같이 절이고 왔는데 , 그날 우리 반의 꾀골재 할머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우리 배추를 절여 놓았으니 빨랑 가져가 오늘 씻어 버무려 넣으라고 신신 당부 하시더랍니다.

초보농사꾼이 달려가 할머니의 절인 배추를 싣고 왔습니다.
할머니가 직접 농사를 지어, 무랑 배추랑 많이 보내셨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드실 것만 하시기도 힘들텐데 무슨 우리 젊은이 것까지 하시느라고...
내가 못살아...
배추를 씻으며 할머니의 마음을 읽다보니 마음까지 절여지는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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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친 가식처럼 그렇게 대해주시는 할머니...
그렇게 할머니 배추도 씻어 두었습니다.

다음 날, 형네로 가보니 벌써 싹 씻어서 물기를 빼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춧가루와 젓갈만 오기를 기다리며 다른 양념을 다 버무려 놓았습니다.

디딜방아 유기농 고춧가루에 젓갈, 그리고 야콘을 갈아 넣고 버무렸습니다.
그리고 내가 가져간 할머니 배추까지 김장을 그 댁에서 했습니다.

나 바쁘다고 농사짓느라 관절마다 아파서 약을 먹는 아줌마가 나까지 챙기느라 ...
얼마나 미안하던지...
산골 아줌마는 복도 많습니다.

김치냉장고 통에 일일이 넣고도 남아 큰 스텐 다라이에 담아 차에 싣고 왔습니다.
김치 냉장고도 제일 큰 것인데 다 못들어가고, 결국은 땅을 파달라고 했습니다.

초보농사꾼이 언덕 위 해바라기 심었던 자리에 땅을 파주었습니다.
작은 그릇으로 담아 일일이 그 높은 언덕을 오르내리며 김장김치를 항아리에 담았습니다.

김장 김치 색깔이 먹음직 스러운 만큼, 이번 김장을 도와주신 두 분의 수고에 머리가 숙여집니다.
김장담는데 주인으로서 별로 한 것도 없는데 그 마음이 얼마나 고맙고 그렇던지 항아리에 꼭꼭 눌러 넣고는 이내 몸살이 나서 앓았습니다.

먹을 때마다 그 따뜻한 마음도 함께 먹겠습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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