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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편지2 -- 애들 탓할 필요없습니다.
+   [산골편지]   |  2008. 8. 8.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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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읍에 다녀오다가 길가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계신 꾀골재 할머니를 보았습니다.
일단 차를 세워 할머니를 부르니 너무 반가워하십니다.
늘 우리 가족을 친 혈육처럼 이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우리 반 할머니...

길가에 죽 내놓은 짐을 차에 실으니 미안해 하십니다.
우리 집 꺾어지는 곳에서 기름값 비싸다고 내려 달라시는 할머니....
들은 척도 안하고 댁까지 모셔다 드리니 입이 닳도록 고마워 하십니다.

어여 올라가시라고 해도 짐을 막 푸십니다.
거기서 아는 분이 농사지은 양파를 주셨다고 하시면서 저에게 자꾸 꺼내주시려 그 많은 짐보따리를 다 풀어보십니다.

거절을 해도 소용이 없으니 감사히 받는 것이 할머니 기쁘게 해드리는 길입니다.
잘 받아온 양파를 차에서 꺼내 계단에 두고 바라봅니다.
동글동글 할머니의 따사로운 얼굴이 을비칩니다.

오늘은 유독 하늘이 파랗습니다.


********************************************

요즘 아이들에게 따라 다니는 수식어를 열거해 보라면 이런 것들이 아닐까요.
어른 무서운줄 모르고, 위 아래가 없고, 생각이 없고, 성격이 급하고, 참을성이 없고, 나눌줄 모르고........

모두가 부정적인 말 일색입니다.

왜 그리 되었을까를 놓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어떤 사람은 성장 호르몬을 맞고 항생제를 들이 부어 기른 육류를 먹고 자란 세대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대가족 제도가 붕괴되면서 기가 세어진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 예전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로부터 어린 손자까지 모두 한 집에 살았다는 점을 들먹입니다.
그런 까닭에 센 젊은 아이들의 기가 약한 노인들에게 나누어지고 하여 기의 적정 배분이 이루어졌다는 논리입니다.

어떤 사람은 모든 것이 풍족하다 보니 무엇 하나 아쉬울 것 없이 자라서 배고픔도 모르고, 참을성이 없다고 한탄합니다.

어떤 사람은 예전에 다섯 손가락 정도 꼽는 거는 보통이고 거기다 조금 넉넉하다 싶으면 마저 다섯 손가락이 동원되는 정도의 자식을 낳았는데 지금은 달랑 하나 떨어뜨리다 보니 양보할줄도 모르는 ‘너 잘났다 세대’가 되었다고 보기도 합니다.

모두가 일리 있는 말입니다.
저는 이런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예전에는 밥이 전부였습니다.
그것도 먹기 힘든 세대가 우리네 부모 세대였지요.

그때는 가마솥에 밥을 지어 제일 먼저 그 집의 가장 밥을 먼저 펐습니다.
그리고 신주단지 모시듯 아랫 목에 묻어두고 나머지 식구들이 남은 밥을 퍼먹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앵무새처럼 말도 잘하는 전기밥솥에 밥을 하고 집에 들어오는대로 퍼먹습니다.
어른, 애 순서도 없습니다.
늦은 저녁에 들어온 가장도 전기밥솥에 남아있는 밥을 퍼먹으면 그만입니다.

"인간이 지금이 몇 신데 밥도 못얻어 먹고 다니다 들어와 달그락거려"라는 소리 듣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그러니 그 목숨과도 같이 여겼던 밥에 우선 아래, 위가 없어졌습니다.

옛말에 배부르고 등 따수우면 그만이라는 말이 있지요.
밥 다음으로는 등이 따수워야 했습니다.

그래서 아랫목은 항상 어른, 가장의 자리였습니다.

지금은 공부하는 애들이 상전입니다.
걔들이 밥먹으러 나오면 제일 편한 식탁의자를 내어주고, 걔들이 쉬려고 거실로 등장하면 쇼파를 내어줍니다.

"인간이 신문은 꼭 쇼파에서 봐야 하나. 애들 쉬려면 꼭 쇼파 차지하고 난리야."소리 듣습니다.
그러니 가정에서 어른 지정석이 사라진지 오래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른보다 늦게 들어오는 것이 쉽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지요.
그래서 어둠이 깔리기  전에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야 했던 마음조림과 어른의 눈치를 자연스레 먹으며 자랐습니다.

지금은 그 어른이 일로 지친 몸으로 새벽까지 차 안에서 자식 과외 끝날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러다 자식이 계단을 내려 오시면 잽싸게 차 문을 열고 나가 가방 받아들고 차문 열어 편안히 타시게 하는 풍경은 이제 이상하지 않습니다.

배고프다고 하기 전에 먹여 주고, 춥다고 하기 전에 따숩게 모시고 다닙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키운 것은 우리 자신들입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아이들에게 들이대던 부정적인 눈초리를 우리 자신에게 조명해야 할 때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이슬을 먹고 자라지요.

어른들의 가치관과 언행을 먼저 조명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진정으로 아이를 위한 것이 어떤 것인지 깊이깊이,  안으로 안으로 반성하고 행동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상도[전5권]을 읽고...
+   [산골아이들의 책이야기]   |  2008. 8. 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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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책의 제목에 내 호기심이 동했기 때문이다.

상도?
장사의 길이란 뜻 아닌가.

내 장래희망은 상업자가 아닌 작가였지만 이미 내 손은 책의 표지를 넘기고 있었다.
꿈이 다른 나라고 해서 돈벌기 싫은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대개의 작품도 그렇고 이 작품도 마찬가지로 이 책의 주 내용은 장사에 임할 때 갖춰야 할 정신 등에 대해서 2백년 전.
조선 팔도 제일의 전후후무 했던 거상 임상옥의 전기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우리가 주로 알기에 장사란 공부를 잘하지 않아도 한순간의 운으로 기회만 잡으면 된다고 크게 착각하고 있다.
무릇 장사로 성공하려면 돈계산이나 학문, 덕 등은 팔도 제일이라고 자부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어떤 것보다 우리가 가장 크게 착각하는 것은 상운이다.
다른 운은 아닐지 몰라도 상운이라는 것은 그 장사꾼의 덕, 학문, 지혜 등으로 예정되어 찾아오기 마련이다.

조선의 거상 임상옥 역시 이것을 꿰뚫어 본 사람이 아닌가 싶다.
임상옥은 몇 안되는 인삼 교역권을 얻기위해 조선의 한 권력자에게 백지 수표를 바칠 정도로 대담한 사람이었다.
그때 그걸 본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비하했지만 상운은 준비된 그에게 조선 제일의 거부 자리에 앉혀 주었다.

흔히들 왕후장상의 씨는 따로 없다고들 한다.

거상의 씨 역시 마찬가지다. 거상의 씨는 그 노력, 운 등으로 만들어 싹틀 수도 있고 썩어버려 악취를 풍길 수도 있다.

자, 이젠 우리도 품종은 다르지만 우리나라를 지탱할 거목의 씨가 되어 보는 것은 어떠한가??

산골소년 박 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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