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 책이 나왔을 때 사보고 싶었다.
그러나 두 가지 이유에서 들었던 책을 놓았다.
하나는 지금 읽다만 책들이 너무 많다는 것,
다른 하나는 이와 비슷한 류의 책들이 요즘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온 것이 맘에 걸렸다.
그런데 선우랑 주현이가 겨울방학에 서울에 갔었는데 교보에서 거의 산 모양이다.
그때 여러 권을 적어서는 엄마가 보고 괜찮다고 생각하면 주문해 달라고 전화가 왔다.
교보문고에서 사고 싶으면 사라고 했고 그래도 되느랴고 묻는다.
당연하지, 했더니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사람 맘이 그 자리에서 책은 사고 싶다.
물론 옷도 그렇고 다 그렇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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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선우가 몇 권을 교보에서 사왔고 나머지는 책을 주문해 주었다.
겨울방학 한 달의 책값이 참으로 많이 지출되었다.
선우, 주현이가 보기를 기다렸다가 내가 보려니 시간이 도대체 내 편이 아닌 데다가 눈까지 안보여 시작을 해놓고도 진도가 안나갔다.
그러다 어제 돋보기도 하나 장만했겠다 책을 펴드니 술술 나간다.
이 책은 랜디 포시라는 주인공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쓴 책이다.
그는 췌장암으로 몇 개월밖에 못산다는 진단을 받고 자신이 다녔던 카네기멜론대학에서 마지막 강의를 한 것이다.
이 마지막 강의를 하게 된 이유를 그는 머리말에 이렇게 적고 있다.
"적어도 이십 년은 더 살면서 내 아이들에게 가르쳐줘야 할 많은 것들을 어떻게 짧은 시간에 다 전해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지금 내 아이들은 대화를 하기에는 너무 어리다.
모든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옳고 그름에 관하여, 현명함에 관하여, 그리고 살면서 부닥치게 될 장애물들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지 가르져 주고 싶어 한다.
또 부모들은 행여 자식들의 삶에 나침반이 될 수 있을까 하여 자신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한다.
부모로서의 그런 욕망이 카네기멜론대학에서의 '마지막 강의'를 하게 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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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강의 내용을 책으로 엮어 아내와 세 명의 자녀들이 훗날 아버지를 기억하기를 , 남편을 기억하기를, 그리고 세상의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남긴 것이다.
어린시절 이야기부터 아내를 만나기 전의 이야기, 그리고 부모로부터 받았던 사랑, 영향, 부모님의 철학 등,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들, 그리고 마지막 강단에 서기까지의 과정 등이 섬세한 필체로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사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세상 사람들에게 무엇을 힘주어 말해주고 싶은지를 꼼꼼하고, 간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엇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는 등의 아쉬움은 남는다.
저자는 세 명의 아이들에게 아버지의 자리가 비었다는 것을 가장 애닳아했다.
왜 안그렇겠는가.
입장바꿔 생각하지 않아도 가슴 저리고 기가 막힐 일이다.
아이들도 6세, 5세, 18개월이다 보니 더더욱 먹먹함이 컸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고, 마지막 강의를 철저히 준비하는 모습과 긍정적인 사고로 건강한 사람보다 더 활달한 성격으로 나머지 삶을 살았다는 점에서 누구에게나 감동이었을 것이다.
랜디 포시 교수가 아니더라도 우리 누구도 생명은 장담할 수가 없다.
당장이 될지, 내일이 될지 누구도...
그렇다면 모두가 같은 입장에 놓이긴 마찬가지 아닌지...
누구나 이 상황에서라면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와 더불어 순간순간 행복해야 하고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책이란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다는 면에서도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