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집이나 소설책을 선물로 받는 경우는 자주 있다.
그러나 시집을 선물로 받는 경우는 드물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수필집이나 소설책보다 시집을 선물한 경우가 드물다.
이번에는 우리 홈에 좋은 시를 매일 따끈하게 배달해 주시는 문영미님으로부터 시집을 선물로 받았다.
한 권은 주현낭자가 서울가면서 가져갔고, 한 권은 지그 내가 읽고 있다.
빨리 읽고 다른 한 권도 서둘러 읽고 싶어진다.
이 시집은 제목 위에 '작은 詩앗 채송화'라고 되어 있어서 무슨 뜻일까 했었다.
그런데 여는 글을 읽어보니 충분히 그 뜻을 알겠다.
여는 글의 두 곳을 인용하면 그 뜻을 제대로 알 수 있다.
"이즈음은 큰 것들의 시절입니다. 큰 것들이 맹위를 떨칩니다. 그 틈바구니에서 작은 것들은 힘을 못 씁니다. 빠른 속도에 눌려 느린 것들은 잘 보이질 않습니다.
우리 시도 점점 길어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거인국같이 될까 두렵습니다. 이 현란한 시대에 할 말이 많아서일 겝니다...."
"꽃은 크고 화려한 꽃만이 아니라, 땅에 기대어 가장 낮게 자라는 '채송화'같은 꽃도 있습니다.
채송화를 자세히 보려면 머리를 낮게 숙여야 한다. 그렇게 숙여서 하늘을 향하면 온갖 것들이 다 보입니다.저희는 그 '채송화'를 닮은 시를 쓰고자 합니다"라고 되어 있다.
그래서일까...
짧고 간결하다.
군더더기 없는 시라서 읽을수록 상큼해진다.
일본의 한 줄 시처럼 짧은 시 긴 감동이다.
머리가 복잡하게 얽힐 때 읽으면 단순해지고, 기분 업될 것같다.
시 한편 소개하면..
달력을 걸며 (오 인태)
또, 깍아 곶감 한 줄 달다
기막히네요.
곶감처럼 하나하나 빼먹다가 세월보내기도 하지요.
이 늦은 시간에 시집을 읽고 또 읽으며 여유를 부려 봅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