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459)
하늘마음농장 소개 (1)
개복숭아효소(발효액) (24)
쇠비름효소(발효액) (23)
산야초효소(발효액) (7)
천연숙성비누 (8)
유기농 야콘, 야콘즙 (12)
산야초, 약초이야기 (5)
산골편지 (132)
귀농일기 (92)
산골아이들의 책이야기 (22)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39)
야콘 이야기 (1)
산골풍경 (74)
산골밥상 (8)
하늘마음농장  초보농사꾼  배동분  산골 다락방  농사  귀농일기  귀농아낙  귀농  산골  야콘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Total :
+ Today :
+ Yesterday :
  

 

 

 

수팅 _해당되는 글 1건
2009.01.02   귀농아낙의 책이야기-천양희의 시의 숲을 거닐다 

 

귀농아낙의 책이야기-천양희의 시의 숲을 거닐다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9. 1. 2. 09:59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는 여중고등학생때 많이 읽었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라 정말 책 한 권 옆구리에 끼고 학교 교정 나무 아래서 혼자 거닐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의 시는 이해하지 못하고, 감동없는 시가 없었다.
그래서 더더욱 시에 빠져들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어려운 말로 포장되어 있는 시가 많음도 알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다면 그 어린 나이에는 이해 못할 것도 없었는데 나이들면서 이해못하는 시가 생기는 것이 어디 앞뒤 맞는 말인지...
그런데 전자는 감수성이 시를 앞질러 간 모양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갖다 붙였겠지...

그러다 뭔가 영혼도 알차지면서 보니 시를 너무 시인의 감정에 치중되게 표현되다 보니 가슴 깊숙이까지 닿아 온신경을 건드리는 감흥 같은 것을 느끼는 경우가 흔치 않아졌다.
그때부터 시를 멀리하게 되었다.

물론 중간중간 괜찮은 시집을 사서 아이들과 함께 보고 애들 밥먹을 때 소리내어 읽어주곤 했었다.
그러나 예전처럼 그런 감정으로 시도 좋아하고 싶은 마음이 늘 나를 답답하게 만들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나마 귀농하고는 시집을 사게 되었지만 아직도 예전의 그 광기는 되살아나지 않는다.

그러다 책 원고때문에 도서관에 갔다가 머리를 식힐 겸 해서 책을 골랐다.
내 눈에 들어오는 이 한 권의 책...

이 책은 1942년생인 천양희 시인이 헤세, 랭보, 에머슨, 네루다, 러시아 시인 마야코프스키, 임화,프랑스 시인 알프레드 드 뮈세,중국의 여성 시인 수팅,보들레르,빅토르 위고,흑인 시인 랭스턴 휴즈, 이용악,박인환, 괴테,프랑스 시인 발레리,,,, 등 많은 시인들이 등장한다.

처음 등장이 짠 하고 시인이 나오는 것이 아니고, 천양희 님은 섬세한 감성과 표현이 어우러지는 산문식의 이야기가 먼저 등장하여 침을 삼키게 한다.

그러니까 이 책의 구성은 어느 한 시인의 시집이 아니고, 세계의 시인들에 대해 성장배경부터 그 시인에게 영향을 미친 인물, 환경까지 설명해고 있다.
거기다가 산문식의 천양희 시인의 느낌까지 어우러져 나처럼 시에 대해 멀리 떠나있었던 사람에게는 더없이 부드러운 느낌을 받게 하는 책임에 틀림이 없다.

또 하나의 장점은 우리가 평소에 가까이 하거나 시집을 사서 읽지 못했던 세계의 시인들도 같이 가슴에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어느 한 시인의 시집을 사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감칠맛을 느끼지는 못한다.
노래와 같다.
어느 가수의 시디를 사면 두어 곡은 죽도록 좋아하지만 나머지는 영 지루해서 나중에는 좋아하는 노래도 안듣게 되는 거와 같다.

이 책은 그런 경우를 커버하고도 남음이 있다.
또 내가 설령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친절한(?) 천양희 시인이 표현을 덧붙여 주니 읽는 내내 감흥이 이어진다.
이 책을 읽는동안 서울도 다녀왔다.

나의 핸드백 속에 넣어져 전철을 타거나 누구를 기다리거나 잠깐 휴게소에 들렸을 때에도 난 이런 시세계를 헤어칠 수 있는 영광을 얻었다.

이건 순전히 내 느낌일 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람이 살면서 누구나 한계에 부딪힌다.
프랑스 시인 알프레드 드 뮈세의 시 '슬픔'은 그 심정이 잘 드러나 있다.


슬픔

나는 힘과 생기를 잃었다
친구와 기쁨도 잃었다
나의 천재를 믿게 하던 자존심도 잃었다
내가 진리에 눈떴을 때
그것이 나의 벗이라 믿었다
내가 진리를 이해하고 느꼈을 때
이미 그것이 싫어졌다
그러나 진리는 영원하고
진리를 모르고 산 사람들은
세상에서 아무 것도 알지 못한 셈이다
신이 말씀하시니
우리는 답해야 한다
이 세상에서 내게 남은 유일한 진실은
내가 이따금 울었다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시를 읽고 가슴이 따가워졌다.
사람은 살면서 가슴에 소금을 뿌린 것처럼 따가운 슬픔을 맛본다.
그렇지 않고 생을 마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럴 때
그냥 가슴 부여잡고
시린 손발을 몸뚱이에 붙이고 서성일 수 밖에 도리가 없다.

뮈세는 그 감정을 이렇게 마무리 했다.
'내가 이따금 울었다는 것이다'라고....

시의 세계...
아직 멀었다.
지금 신발에 물도 묻히지 못한 상태다.

새해에 바램이 있다면
산골소녀 주현이가 산문에 관심이 있는데 그의 시세계를 위해 조금이나마 같이 말할 수 있는 정도의 시를 알고 싶고 느끼고 싶다.

그런 바램을 천양희 시인은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이전 | 1 | 다음>>

하늘마음농장's Blog is powered by Da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