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오늘은 당제사가 있는 날이다.
우리 반에 모셔진 사당이 있는데 매년 대보름날 제사가 있다.
제사 목적은 우리밭 , 즉 새밭 주민들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기 위해서 제사를 지낸다.
우리반 남교장선생님 집으로 가는 길가 개울 옆에 사당이 있다.
그 옆에 흐르는 물은 참으로 시원하고 깨끗하다.
그러니까 불영계곡 상류의 물이 되는 셈이다.
새밭 반장인 나로서는 큰일이 없는 한 참석을 한다.
마을 어르신들이 참석을 하셨었는데 올해는 너무 연세가 많으시다는 이유, 또 이런 저런 이유로 참석을 못하셨다.
그래서 반장인 나랑 교장으로 오래 근무하시다 정년퇴직하시고 우리 새밭에 있는 생가로 귀농(?)하신 남교장선생님과 둘이서 제사를 올렸다.
사실 난 천주교 신자이지만 이런 것은 어르신들이 전통적으로 모셔온 것이고 순수히 우리반원들의 안녕을 위한 것이니 거리낌없이 참석하고 정성껏 제를 올린다.
올해는 산골아낙더러 간단히 과일이랑 닭이랑, 포, 술 등을 사오라고 했다.
아내가 닭은 잘 쪄주었고 전도 데워주었고, 이런 저런 것들도 보자기에 정성껏 싸주었다.
남교장선생님과 이웃에 귀촌하신(늘 상주하시는 분들은 아니고 주말이나 쉴 때 내려오시는 분이다.) 부부가 구경한다고 참석을 하셨다.
불천지에 마을분들의 성함을 일일이 적고 태우면서 안녕을 빌었다.
당제사가 끝나고 남교장선생님댁에서 제사지내고 난 음식을 놓고 막거리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새밭 분들이 새해에는 더더욱 건강하시고 재미있게 사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집으로 내려왔다.
바람이 시원했다.
한겨울 밤 바람이지만 모두를 위해 그렇게 제를 올리고 오는 기분이라 가볍고 시원한 모양이다.
이제 봄을 기다리며 힘찬 발을 내딪을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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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