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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밭 _해당되는 글 2건
2009.06.16   귀농일기--형님, 소주 한 잔 했습니다. 
2009.05.24   귀농일기--내가 후회하는 일 중 하나 

 

귀농일기--형님, 소주 한 잔 했습니다.
+   [귀농일기]   |  2009. 6. 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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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4일

어제는 인혜네 아버님과 어머님이 오셔서 달밭의 골을 지어주시고 비닐도 펴주셨다.
처음엔 호수밭, 그리고 다음엔 그 넓은 답운재밭 다시 달밭의 일을 도와주셨다.
어제 늦도록 비닐을 폈는데 다 못폈다.

지칠대로 지쳐서도 다 펴자고 하셨지만 그건 무리였다.
조금 남겨두면 내일 우리끼지 할수 있다고 하고는 일을 끝냈다.
그리고 오늘 늦잠을 잤다.

늦은 아침을 먹고 차 한잔마시고 작업복으로 갈아입으려는데 낯선 차 한대가 오두막 앞으로 들어온다.
누굴까??

"앗, 요셉 형님이다"

요셉형님이 일을 도와주시려고 소리소문도 없이 오신 것이다.
형님은 늘 그랬다.


성당에서 만나면 늘 못도와줘서 미안한 얼굴로 우리를 대하셨다.

오늘이 부처님 오신 날이라 회사가 쉬기때문에 오신 것이다.
나도 직장다녀봤지만 직장인에게 휴일은 그냥 휴일이 아니다.
금쪽같은 시간인데...


비닐을 펴러 올라가 비닐을 먼저 폈다.
형님이 땀도 많이 흘리셨고 숨소리도 아주 힘든 소리다.
어제 술을 많이 하셨다며 씩 웃으신다.


술을 마시고 푹 쉬셔야 하는데 부랴부랴 이 먼 산골까지 달려오신 것이다.
몸도 소금에 저려 놓은 것처럼 보이던데...
어찌나 미안하던지...


그렇게 비닐을 펴고 그리고 내일 고추와 야콘을 심기 위해 비닐의 구멍을 뚫으려고 하는데 문제는 일기예보가 맞느냐 안맞느냐이다.
맞으면 아주 좋고, 아니면 비닐이 다 날아갈수 있으니 여간 고민스러운 결정이 아니었다.
구멍을 미리 뚫으면 물을 주지 않아도 되다 보니 일손을 줄일수 있어서 좋다.
그뿐인가.


저 꼭대기 호수밭은 워낙 경사가 심해 물주는 기계를 설치하고 왔다갔다 몇번 하면 하루의 모든 에너지는 다 소진되고 마는 곳이다.

그러니 비닐을 뚫어놓고 비가 오면 참으로  다행인 것이다.

그러나 알수가 있나, 하늘의 일을...
결국 비닐을 뚫기로 결정하고 뚫기 시작하는데 비가 온다.
비를 맞고 했다.
요한도 나중에 와서 도와주고...

호수밭과 달밭의 구멍을 다 뚫었다.
비가 쏟아진다.
주룩주룩!!!


요셉 형님!!


많이 힘드셨지요?
그 피곤한 몸으로 도와주러 늘 오시고 ...

이 빗길에 피곤한 몸으로 운전하고 불영계곡을 돌아돌아 가셨을텐데 ...고맙습니다.
몇년전의 일 생각나세요?


그때는 관리기도 없어서 아내와 인쟁기로 끌고 밀고 힘겨운 골을 지을 때도 오셨었지요?

그리고 그 다음해에도 오셔서 무리를 해서 다리를 절며 돌아가시는 모습을 전 그냥 바라보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전기가 문제가 있다고 하시면 달려오셔서 해결해주시고...
올해는 제가 양쪽 팔이 아파 많이 안타까우셨겠지요.


그러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산골로 오셨을 것입니다.

그냥 바라보면 편안한 모습의 형님...


이제 걱정마세요.
옛날보다 많이 나아졌어요. 제가 보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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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비를 맞으며 그 많은 구멍 다 뚫고 돌아가시는 모습이 지금 그려집니다.
빗소리는 더 세게 내리는데 지금쯤은 집에 도착하셨는지...

산골로 와서 고마운 분들도 많이 만났지만 힘든 사람들도 많이 만났어요.


그러나 고마운 분들이 더 깊이 가슴이 자리하기때문에 행복한 마음으로 산골살이를 하는 것같아요.

말주변이 없어서 이렇게밖에 표현이 안되네요.
쏘주 좀 마셨습니다.


일단 호수밭과 달밭의 비닐 작업을 끝내서 기분이 홀가분해서 마셨고, 형님 생각에 마음이 그래서 좀 마셨습니다.

형님,
늘 건강하세요.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내가 후회하는 일 중 하나
+   [귀농일기]   |  2009. 5. 24.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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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7일

산골로 와서 후회하는 일 중 하나가 윗집을 그대로 방치한 거다.
산골에는 집이 두채가 있다.
하나는 지금 사는 오두막이고 다른 하나는 호수밭 중간에 있는 집이다.

이 집은 우리가 이사왔을 때는 이렇게 망가지지 않았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이 안살다보니 이렇게 주저 앉아 버린 것이다.
사실 이 집이 지금 살고 있는 오두막보다도 훨씬 늦게 지어졌다는 이야기를 이곳에 사셨던 분들에게 들어 알았다.
그러니까 며느리를 들이면서 새집을 지어 살림을 내주었던 집이 저 위의 집이라는 설명이시다.

그런데 사람이 안살다보니 이 집보다도 더 나이들어 보이는 것도 모라라 주저앉아 버린 것이다.

이 집은 참으로 마음에 들었었다.
우선 아내나 나나 부엌이 아주 맘에 들었다.
전형적인 재래식 부엌이다.

가마솥을 거는 거야 재래식 부엌이면 다 있는 것이지만 그 가마솥을 마주보고 나무광이 있다.
광이라고 해야 문도 없이 나무를 손쉽게 꺼내다 밥을 지을 수 있는 정도의 나무를 쌓아 놓는 광 말이다.
그리고 그 옆으로 찬장처럼 생긴 작은 단스가 있다.

그리고 부엌에서 방으로 음식을 나르는 문과 방을 들여다 볼수있는 아주 작은 그러니까 초등학생들 책받침만한 크기의 유리창이 있다.
그리고 방은 두개고 마루는 밖의 쪽마루로 되어 있다.

부엌 다음으로 맘에 드는 것은 그 앞의 돌담이다.

이 집은 지금 사는 오두막과 달리 골을 관통하도록 서있다.
즉 바람이 불면 직격타를 맞도록 정방향으로 서있다.
지금 사는 오두막은 바람을 피하도록 한쪽으로 약간 비껴나 있어 바람이 세기로 유명한 이곳의 직격타를 면할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윗집 바로 앞에는 직격타를 피하도록 돌담이 쌓여져 있는데 그 역시 돌보지 않아서 거의 다 허물어지기 일보직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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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

나야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만 자라다 보니 그런 정서에 민감하지 못하지만 아내는 이 돌담을 참 좋아했다.
그러다보니 나도 정이 가고 그랬는데 이젠 보기 틀렸다.

정방향으로 서있다 보니 저 앞으로 겹겹이 둘러 쌓인 통고산 자락이 아주 시원하게 들어온다.
엊그제 호수밭의 퇴비를 뿌리러 올라가는데 그 옛날집이 더 눈에 들어온다.

왜 내가 이것을 수리하여 두지 않았을까.
그곳은 대지로 되어 있지 않다보니 허물고 짓지는 못한다.
그러나 보수는 가능한데 보수를 하지않아 지금 이렇게 흉물스럽게 되어 버린 것이다.

지금껏은 이곳에 적응하고 농사일을 배우느라 많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지금 눈에 들어오는데 벌써 때를 놓친 것이다.

때라는 것.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기회도 그렇다.
때를 잘 알아야 제대로 사는 삶인데 난 집을 때를 놓친 것이다.
아내에게 허물자고 했더니 아내는 아쉬움이 무척 큰지 내버려 두라고 한다.

지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 나중에 발등찍는 일이 또 어디에 있을텐데....
감은 무디고 세월은 흐르고...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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